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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PPI는 상승세인데" 트림드 평균 강조 나선 워시, 엇갈린 인플레이션 신호 속 금리 동결론 확산

"PCE·PPI는 상승세인데" 트림드 평균 강조 나선 워시, 엇갈린 인플레이션 신호 속 금리 동결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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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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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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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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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연준 의장 케빈 워시, 트림드 평균 물가지표 중요성 강조
비교적 안정적인 트림드 평균 물가지수, PCE·PPI는 '천정부지'
각기 다른 메시지 보내는 물가 지표, 월가선 금리 동결 전망 제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신임 의장이 기존 물가지표 대신 새로운 방식의 측정치를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통화 정책 결정의 핵심 근거로 삼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아닌 ‘트림드 평균(trimmed mean)’ 물가지표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당 지표의 산출 방식 자체가 지나치게 자의적이라고 비판한다. 트림드 평균 물가지수가 안정적 추이를 보이는 것과 달리, PCE를 비롯한 주요 물가지표는 이란 전쟁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다수의 물가 지표가 각기 상반된 메시지를 보내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며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워시 의장, 기저 인플레이션에 주목

1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최근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지정학 변화나 소고기 가격 같은 일회성 충격보다 실제 기저 인플레이션이 더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기존 물가지표는 '거친 추정치'로 일시적 가격 왜곡이 너무 많이 포함돼 있으며, 트림드 평균 물가지표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연준 내부에서는 이미 다양한 보조 물가지표를 참고 중이지만, 연준 의장이 공개적으로 트림드 평균 지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다.

트림드 평균이란 특정 기간 가장 많이 오른 품목과 가장 많이 떨어진 품목을 제외한 뒤, 중간에 남은 품목들만으로 평균 물가를 계산하는 지표다. 현 시장 상황으로 예를 들면 관세 충격으로 인한 수입품 가격 급등세,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세 등을 제하고 장기 물가 흐름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당장의 변동성보다는 기저 인플레이션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 수치인 셈이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산출한 트림드 평균 물가지수의 최근 12개월 상승률은 2.3% 수준으로 연준 목표치(2%)에 근접해 있다.

연준 내 비둘기파 인사들은 이 같은 트림드 평균 지표를 근거로 시장의 긴축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지난달 29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일시적으로 높은 에너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 정책을 조정하는 것은 불필요한 정책 긴축을 초래해 경제 활동과 노동 시장 여건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만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만들어낸 물가 압력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평가다.

기존 물가 지표 상승세 뚜렷

다만 전통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트림드 평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물가 상승에 기여한 일부 항목을 제외해 계산하는 방식이 결국 "마음에 들지 않는 숫자를 빼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이들은 지표 산출에서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결국 시장이 어떤 물가 지표를 신뢰해야 하는지 불분명해진다고 지적한다. 실제 트림드 평균을 제외한 미국의 주요 물가 지표들은 이란 전쟁 발발 직후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PCE다. PCE는 물가 상황을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가중치가 자주 조정되는 지표로, 중동 분쟁을 기점으로 오름세가 가팔라진 상태다. 지난달 28일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4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 뛰었다. 이는 2023년 5월(4.0%) 이후 2년 11개월 만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PCE 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3.3% 오르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4% 상승했다. 이는 2022년 3월(1.7%) 이후 가장 큰 월간 오름폭이자,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5%)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PPI 상승세를 이끈 것은 중동 분쟁발(發) 에너지 가격 급등이었다. 해당 기간 최종 수요 상품(goods) 가격은 전월 대비 2.0% 올랐는데, 이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새 15.6% 급등했고, 제트연료와 디젤유 가격도 대폭 뛰었다. 산업용 화학제품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단기간 내 통화 정책 조정 가능성 낮아

각각의 물가 지표들이 혼재된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시장은 워시 의장이 당장 통화 정책 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통화 정책 완화가 아닌 연준의 역할 자체를 줄이는 데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워시 의장은 연준이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시장 안정과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역할을 과도하게 확대했다고 비판해 왔다. 대규모 자산매입(QE)과 같은 비상조치가 상시 정책처럼 굳어지면서 연준이 사실상 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본연의 책무인 물가 안정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그는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불어난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시장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연준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자산 가격을 떠받치는 구조가 고착화하며 정부와 시장 모두 연준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됐다는 것이다.

월가에서도 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싣는 추세다. 미국 최대 금융기관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워시 체제에서도 단기적으로는 통화 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중동 리스크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연준은 관망 기조를 유지하며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유가에도 근원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고용 시장도 예상보다 견조하다"며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기에 충분한 환경”이라고 짚었다.

HSBC, BNP파리바, 스탠다드차타드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도 올해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HSBC는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고, BNP파리바 역시 관세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이유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견조한 고용 시장과 서비스 물가를 근거로 연준이 상당 기간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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