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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에너지 가격 급등, 2차 인플레이션 경고

[딥파이낸셜] 에너지 가격 급등, 2차 인플레이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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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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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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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기대인플레이션 불안 자극
가스·비료 가격 상승 시 식품·서비스 물가로 확산
중앙은행·재정 당국의 조기 공조 필요성 확대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0%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의 경계심을 키운 것은 에너지 물가였다. 에너지 물가상승률이 10.8%까지 치솟으며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연료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송·식품·화학 등 산업 전반의 생산 비용을 높이고, 임금과 기대인플레이션,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주며 물가 압력을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 통상적인 충격은 시장이 흡수할 수 있지만, 장기화된 에너지 충격은 물가 체계 자체를 흔들 가능성이 크다.

물가 확산 가속하는 에너지 충격

정책당국이 경계하는 대목은 모든 에너지 충격을 단순한 가격 상승 문제로 해석하는 접근이다. 에너지 인플레이션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초기에는 기업과 소비자가 비용 증가를 흡수하거나 다른 지출을 줄이며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기업은 가격 인상 폭과 속도를 동시에 높이고, 소비자 역시 광범위한 물가 상승을 예상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충격은 개별 품목 차원을 넘어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빠르게 확산된다.

최근 비선형 인플레이션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에너지 위기 당시 기업들은 가격 조정 빈도 자체를 크게 늘렸다. 비용 상승으로 목표 마진이 훼손되자 가격 인상에 훨씬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실제로 비용 격차가 20% 이상 확대될 경우 가격 조정 주기가 급격히 짧아지는 현상도 확인됐다. 기업이 비용 충격을 일시적 변수로 보지 않기 시작하는 순간 기존의 가격 경직성은 빠르게 약화된다.

주: 대규모 에너지 충격은 물가 상승 폭만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인플레이션 확산 속도와 가격 전가 지속 기간까지 확대시킨다.

에너지 충격 장기화에 커지는 물가·성장 압박

현재 시장이 마주한 충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나타났던 전면적 에너지 급등 국면에는 미치지 않지만, 단순한 유가 조정 수준으로 보기에도 어렵다.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에너지 가격은 2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지난해 배럴당 69달러(약 10만3,820원)에서 올해 86달러(약 12만9,400원)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유럽 천연가스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걸프 지역 수출 정상화와 공급 충격 완화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이를 정책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시장 안정 여부를 확인한 뒤 대응에 나서는 방식은 신중한 접근처럼 보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정책 대응 시점을 놓칠 위험도 함께 안고 있다.

문제는 에너지 충격이 물가에만 그치지 않고 성장 둔화 압력까지 동시에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높은 에너지 비용이 실질소득과 소비 심리, 기업 투자 여력을 함께 압박하면서 경기 흐름도 빠르게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한 셈이다. 긴축 강도를 높이면 경기 위축 부담이 커지고, 대응이 늦어질 경우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임금과 서비스 물가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책의 초점은 충격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경로를 얼마나 정교하게 차단할 수 있는지에 맞춰져야 한다. 공급 충격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수요 전체를 과도하게 억누르는 방식은 부담이 크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제한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낙관론 역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주: 팬데믹 이후 대규모 에너지 충격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크고 장기적인 형태로 확대시키며 조기 대응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에너지발 ‘2차 물가 전이’ 본격화

에너지 충격이 장기화될수록 경제 주체들의 행동 방식과 가격 결정 구조까지 바꾸는 결과를 낳는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은 가격 정책을 재조정하고, 노동자는 실질임금 방어에 나선다. 금융권 역시 위험 프리미엄과 대출 기준을 다시 산정하게 된다. 개별경제 주체들의 대응이 동시에 맞물리면 초기 충격은 물가와 금융시장 전반으로 급격히 증폭되는 양상을 보인다.

에너지는 산업 전반의 핵심 생산 비용과 연결돼 있다.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에너지 비중은 10% 수준이지만 실제 파급력은 이를 크게 웃돈다. 석유 가격은 물류·운송 비용에 직접 반영되고, 가스 가격은 난방과 산업 가동, 화학제품 생산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가스 가격 상승은 전력 요금과 비료 가격을 자극하고, 이는 시차를 두고 농업 생산비와 식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올해 비료 가격은 3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요소 가격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2년처럼 곡물 공급 자체가 직접 충격을 받는 상황은 아니지만, 가스 기반 비료에 의존하는 식품 공급망 구조는 여전히 에너지 인플레이션 영향권 안에 놓여 있다.

통화·재정정책 공조 강화 필요

중앙은행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과도하게 반응해 긴축 강도를 높일 경우 경기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임금과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되기 전에 선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동시에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비에너지 부문의 물가 흐름도 통제 범위 안에 있다는 점을 시장에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시장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 메시지의 일관성과 대응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정정책은 더욱 정교한 운용이 요구된다. 광범위한 보조금 지급이나 일률적 세금 인하는 단기적으로 체감 물가를 낮출 수 있지만, 수요를 자극해 물가 압력을 장기화하고 가격 신호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정책당국은 저소득 취약계층 중심의 선별 지원과 에너지 집약 산업에 대한 한시적 유동성 공급, 연료 전환 및 저장시설·전력망 투자 관련 인허가 절차 개선 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에너지 인플레이션 ‘시스템 리스크’ 경고

정책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과잉 대응 부담에 묶여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상황이다. 향후 중동 정세가 안정되며 유가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충격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 대응을 늦출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 뒤 훨씬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의 경험 역시 물가 상승이 주택과 식품, 서비스 부문까지 번진 이후 이를 다시 안정시키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

이 때문에 각국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에너지 충격을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인식해야 한다. 평균값 중심의 낙관적 전망에 의존하기보다 운송·전력·비료·식품·임금 등 전이 경로별 위험 구간을 중심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하고, 비상 재정 계획도 사전에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당국에 주어진 과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경제 전반의 새로운 가격 기준으로 굳어지기 전에 전이 경로를 차단하는 데 있다. 가격 상승 압력이 다음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이어지기 전에 정책당국의 기민한 공조가 실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Energy Inflation Is a System Risk, Not a Price Spik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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