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플라이강원 인수한 위닉스, 정상화 자금 확보 가능할까

플라이강원 인수한 위닉스, 정상화 자금 확보 가능할까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기업회생 플라이강원, 가전업체 위닉스 품에 안긴다
AOC 재발급 등 경영정상화 자금 1,000억 소요 전망
위닉스 현금 보유고 100억 불과, 사업 시너지도 의문
winix_flyGangwon_TE_001_20240604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둔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의 새 주인으로 위닉스가 확정됐다.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1년여 만으로, 이르면 7월 초 인수 절차가 완료될 예정이다. 오랜 난항 끝에 만난 새 주인이지만 일각에선 회의적 견해도 나온다. 위닉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인수에 필요한 자금에 못 미쳐 외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데다 양사의 사업적 시너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르고 있어서다.

가전 제조업체 '위닉스', 플라이강원 인수 확정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닉스는 플라이강원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됐다. 이에 위닉스는 이달 중으로 관계인(채권단 및 주주) 집회를 열어 인수합병(M&A) 회생계획안 가결과 회생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절차를 거쳐 플라이강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달 16일 플라이강원이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조건부투자계약 허가신청을 법원에 제출했고 이튿날인 17일 위닉스가 플라이강원의 신주발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400만 주를 200억원에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하면서 우선 매수권자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날 위닉스는 플라이강원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고 계약금 명목으로 인수대금의 10%인 20억원을 예치하기도 했다.

스토킹 호스는 매각 측이 가계약 방식으로 예비 인수자에게 우선 매수권을 부여한 뒤 공개 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과 다시 인수가격을 경쟁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본입찰에서 스토킹 호스 우선 매수권자로 선정된 기업(위닉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제3자가 나타나면 매각 대상 기업(플라이강원) 측에서는 동일한 조건의 인수 의향을 우선 매수권자에게 제시한다. 이때 우선 매수권자가 이를 수락하면 최종 계약이 체결되고, 수락하지 않으면 계약은 해지된다. 추가 입찰자가 없으면 스토킹 호스 우선 매수권자가 최종 계약을 맺고 인수 절차를 밟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진행된 플라이강원 본입찰에서 추가로 입찰 서류를 제출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플라이강원의 최종 인수권은 자동적으로 위닉스의 손에 들어갔다. 플라이강원은 같은 날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위닉스를 최종 인수자로 선정하겠다’는 내용의 허가서를 제출했다.

flyGangwon_TE_002_20240604

플라이강원의 회생 절차도 마무리 수순

이와 함께 1년가량 이어진 플라이강원의 기업회생도 마무리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플라이강원은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국내·국제선을 운항하며 중국 베이징·장춘·웨이하이 등의 운수권을 확보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양양공항의 낮은 수요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이로 인해 취항 1년 만인 2020년 317억원, 2021년 158억원, 2022년 3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플라이강원은 결국 지난해 5월 20일 셧다운(항공기 운항 전면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 보유한 항공기 전체를 반납하고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법원은 플라이강원에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회생계획을 인가하기 전까지 M&A를 마무리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플라이강원은 M&A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여러 차례의 매각 시도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6월부터 수차례 공개 매각에 돌입했으나 번번히 무산됐다. 지난해 말 진행된 2차 입찰에서 한 건설사가 인수 의향을 보인 바 있지만 자금 조달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아 최종 유찰됐다.

해당 건설사는 플라이강원의 인수대금은 200억원대에 불과하나 향후 운영 자금에 부담을 느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국내 유수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잠재적 원매자로 지목됐지만 이 역시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인수자 찾기에 거듭 실패하자 업계에선 회생 절차 폐지와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법원이 플라이강원 채권단의 회생계획안 제출 연기 요청을 재차 받아들이면서 생명 연장에 성공했다. 당시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진하 양양군수 등도 서울회생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회생계획안 연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약 한 달 만인 지난 5월 위닉스가 깜짝 등판하면서 플라이강원의 경영 정상화를 기대케 하는 모습이다.

yangyang_TE_003_20240604
양양국제공항 전경/사진=한국공항공사

정상화 자금 1,000억원 추정, 위닉스 실탄 충분하나

다만 플라이강원 정상화에는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을 비롯해 운항 준비 등에 소요되는 금액이 상당한 만큼 위닉스의 체력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 비용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비용은 대략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위닉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9억원, 유동 금융자산은 110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인수 대금에서부터 외부에 돈을 빌려야 하는 실정인 셈이다.

차입금 증가도 불안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위닉스의 올해 1분기 총 차입금 규모는 917억원으로 전년(711억원) 대비 206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단기차입금의 경우 470억원에서 731억원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 변제 기한이 도래하는 차입금으로, 단기차입금이 많을수록 기업의 유동성 리스크 커진다고 판단한다.

양사 간 시너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는다. 가전제품 제조사와 항공사의 사업적 연결고리를 사실상 찾기 어려워서다. 지난해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한화그룹이 한화갤러리아를 인수 주체로 내세워 유통업의 포트폴리오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나섰던 것과는 상반된다.

물론 화물 운송의 개념에서 위닉스의 해외 수출 물량이나 부품 등을 운송하는 이점을 노릴 수도 있겠으나, 문제는 위닉스의 주요 거래국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플라이강원은 2022년 에어버스 중대형기 A330-200을 도입해 미국까지 운행 가능한 비행기를 보유하곤 있지만 이는 화물 전용이 아닌 벨리 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 형태라 여객 수도 채워야 한다. 그러나 양양공항은 여객 이용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그렇다고 해서 거점 공항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 강원도가 지금까지 플라이강원을 살리기 위해 쏟아부은 투자금 등을 고려하면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

한 가지 호재는 플라이강원이 중국 운수권을 갖고 있다는 점인데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칭다오와 창춘 등은 중국 중에서도 황금 노선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기재도 도입해야 하고 안정적 왕복 수요를 위해 해외 관광객의 국내 유치도 이끌어 내야 한다. 사실상 당장 수익을 내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미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포장도 예외 없다" 수수료 장사 확대하는 배달의민족, 무료 배달 경쟁 여파?

"포장도 예외 없다" 수수료 장사 확대하는 배달의민족, 무료 배달 경쟁 여파?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배달의민족, 7월부터 신규 점포에 포장 수수료 부과 예정
불어나는 무료배달 '출혈 경쟁' 손실, 수수료 수익으로 메우나
"플랫폼만 배 불린다" 손실 떠안은 점주들 비판 빗발쳐
Baedal-Minjok_20240604

배달 앱 시장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오는 7월부터 신규 입점 점주들에게 ‘포장 수수료’를 부과한다. '무료 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배달 앱 3사(쿠팡이츠·배달의민족·요기요)의 출혈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불어나는 손실을 수수료 수익을 통해 메우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배달 앱 플랫폼의 과도한 경쟁 정책이 기형적인 시장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배달의민족의 포장 수수료 정책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31일 게재한 공지를 통해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 가입하는 점포에 포장 중개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6월 30일까지 배달의민족 가입을 완료한 가게는 내년 3월 31일까지 중개이용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혜택 종료 이후에는 신규 입점 점포와 동일한 수준의 포장 수수료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포장 중개 수수료는 일반 배달 수수료와 같은 6.8%로 책정됐다.

배달의민족 측은 포장 주문도 ‘플랫폼 이용 거래’인 만큼 충분히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경쟁 업체인 요기요는 이미 포장 주문에 12.5%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고, 또 다른 경쟁사인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과 동일하게 내년 3월까지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내년 4월 이후 정책은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이 무료 배달 정책으로 인한 '출혈'을 만회하기 위해 수수료 부과 범위를 확대했다는 평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무료 배달 경쟁의 시발점인 쿠팡이츠는 쿠팡의 자본력을 발판 삼아 무료 배달 정책을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이에 반해 이렇다 할 '뒷배'도 없고, 시장 점유율도 60%가 넘는 배달의민족은 무료 배달로 인한 출혈이 훨씬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baemin_club_20240604
사진=배달의민족

배달 앱 플랫폼의 '치킨 게임'

실제 배달 앱 플랫폼들은 올해 들어 무료 배달을 중심으로 치열한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하던 음식 가격 10% 할인 서비스를 무료 배달로 확대한 것이다. 와우 멤버십 회원은 주문 횟수, 금액, 배달 거리 등과 관계없이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별도 할인쿠폰 등을 중복 적용해 가격을 할인받을 수도 있다.

위기를 감지한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 자체 배달 서비스인 ‘한집배달’ 가격을 1,000원 이하로 낮추며 맞불을 놨다. 2㎞ 이내에 위치한 매장을 기준으로 5~8만원 사이 주문 시 800원, 5만원 미만 주문 시 1,000원 수준까지 배달비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알뜰배달 배달비 무료 혜택은 기존 쿠폰 다운로드 후 적용 방식에서 자동 적용 방식으로 바꿨다.

이에 더해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28일 무료 배달 혜택이 포함된 구독제 서비스인 ‘배민클럽’ 무료 체험도 시작했다.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알뜰배달(묶음배달) 주문을 할 경우 배달비가 부과되지 않는 방식이다. 한집배달(단건배달)로 주문할 경우에도 배달팁이 1,000원 이하 수준까지 할인된다.

손실 부담은 고스란히 점주에게?

문제는 무료 배달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점주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배달 앱은 입점업체에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부과하는 ‘정률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외식업주들의 매출이 증가할수록 더 많은 수수료 부담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배달 중개수수료로 전체 매출액의 6.8%(부가세 별도)를 부과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업주가 9.8%의 수수료에 배달료 2,900원, 결제수수료 3%, 부가세 등을 부담하는 구조를 채택했다(‘스마트 요금제’ 가입 기준).

이런 가운데 무료 배달이 보편화하며 소비자들의 배달 주문이 증가할 경우, 입점업체들의 매출 및 배달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 수익 역시 자연히 증가하게 된다. 무료 배달로 손해를 보는 것은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는 입점업체뿐이라는 의미다. 이 경우 업주들은 수익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최소 주문 금액 등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외식 물가 전반이 인상되고, 플랫폼 기업만 배를 불리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플랫폼 입점 업체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결국 배달 플랫폼은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인한 부담을 짊어지기 싫다는 것"이라며 "포장 중개 수수료 때문에 매출 타격을 입으면 결국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 플랫폼의 횡포로 점주와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호소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코리아 패싱' 현실화, "한국 설 자리 없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코리아 패싱' 현실화, "한국 설 자리 없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팻 겔싱어 인텔 CEO '인텔 AI 서밋 서울' 참석 취소 통보
대만 일정은 변경 없이 그대로 진행, 美·臺 파트너십 강화
짙어지는 한국 제외 움직임, "정부 지원 대폭 늘려야" 지적
Circuit board and AI micro processor,
사진=유토이미지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에서 한국이 점차 변방으로 밀리고 있다. 각 기업이 설계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범용 칩이 아닌 맞춤형 반도체가 필요한데, 한국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힘을 못 쓰고 있어서다. 반도체 설계는 엔비디아, 애플, AMD 등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천하인 데다, 파운드리와 패키징은 대만 TSMC가 꽉 쥐고 있다. 여기에 예정돼 있던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방한마저 무산됨에 따라 미국과 대만 중심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 중요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인텔 CEO, 6월 방한 무산

3일 업계에 따르면 겔싱어 CEO는 6월 4~5일 방한 계획을 취소하고 이를 지난달 말 파트너사들에 통보했다. 이에 당초 겔싱어 CEO가 진행할 것으로 여겨졌던 '인텔 AI 서밋 서울' 행사 키노트(기조연설)는 저스틴 호타드 인텔 데이터센터·AI그룹 수석 부사장이 대신할 예정이다.

겔싱어 CEO는 6월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24 행사' 키노트를 진행한 후 한국을 찾을 계획이었다. 이에 업계에선 그가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을 만나 AI 반도체에 필수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 공급 확대와 AI PC 사업 협력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예측했다.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 일각에서는 최근 단행된 삼성전자 DS(디바이스설루션)부문장 교체와 연관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장을 기존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했는데,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대만 일정은 변경 없이 그대로 진행된다"며 "한국 행사 불참은 내부 사정 때문"이라며 삼성전자 인사와의 연관설을 일축했다.

'칩4 동맹'에서 한국만 소외

이렇듯 미국 빅테크들과 대만 TSMC가 맺은 파트너십에 한국 기업이 끼어들 틈이 점차 좁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엔비디아와 AMD가 최근 대만에 AI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 등 동맹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미국·대만 듀오’가 장악한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시장 규모(2023년 기준 620조원)는 한국이 잘하는 메모리 시장(179조원)보다 3.5배 크다. 2022년 31%였던 한국의 10나노미터(㎚) 미만 첨단 반도체 생산 점유율이 2032년 9%로 쪼그라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칩4 동맹’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분위기도 짙어지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고객사별 AI 서비스를 위해 맞춤형 반도체 설계·제작·후공정이 중요해지자 이 분야에서 약한 한국을 패싱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AI 서비스에 최적화된 반도체 패키지)'가 어떻게 나오는지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GPU는 대만 TSMC가 생산하고, 이 칩을 HBM 같은 고성능 D램과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최첨단 패키징’도 TSMC가 맡는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소재와 장비는 대부분 일본 기업이 공급한다.

여기서 한국 몫은 SK하이닉스가 납품하는 HBM뿐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변수가 발생했다. 그동안 존재감이 없었던 마이크론이 ‘전력 소모 30% 감소’ 등을 내세우며 엔비디아 납품을 성사시킨 것이다. 엔비디아가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블랙웰 AI 가속기에는 마이크론의 5세대 HBM인 ‘HBM3E’가 SK하이닉스 제품과 함께 장착될 예정이다.

AI_chip_20240604_002

미국-대만-일본 '3각 동맹' 강화, 한국 기업 위협

한국이 소외된 3각 동맹은 각 분야 1등 기업 간의 협력이라는 점에서 다분히 위협적이다. 동맹에 속하지 못하면 비집고 들어가기 조차 힘든 구조다. 더욱이 이런 동맹은 갈수록 강화되는 분위기다. 이번 ‘컴퓨텍스 2024’에 엔비디아, AMD, 퀄컴,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의 CEO가 총집결하는 것도 동맹 강화와 무관치 않다. 3일 컴퓨텍스 기조연설을 한 리사 수 AMD CEO는 “TSMC와의 동맹은 무척 공고하다”며 끈끈한 동반자 의식을 공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가 설계, 생산, 최첨단 패키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기업’의 이점을 발휘해 AI 반도체 ‘턴키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대형 수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AI 반도체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고객 맞춤형’ 영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반도체 고객사가 특화된 자사 AI 서비스에 최적화한 반도체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기업 간 협업 사례를 늘려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TSMC가 미디어텍 노바텍 등 대만 팹리스를 적극 지원해 대형 고객사로 키운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미국, 일본, 중국, 대만과 달리 보조금 등 직접적인 지원에 소극적인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대만 정부는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의 R&D 센터 설립에 투자액(약 1조원)의 28%를 지원할 정도로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반면, 우리 정부는 대기업 특혜를 이유로 세제 혜택을 통한 지원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해외 DS] CNN의 대체 주자 KAN, 설명가능한 신경망 모델 등장하나 ①

[해외 DS] CNN의 대체 주자 KAN, 설명가능한 신경망 모델 등장하나 ①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웅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흥미로운 데이터 사이언스 이야기를 정확한 분석과 함께 전하겠습니다.

수정

테크 기업, 챗봇 근본적인 문제 고치지 않고 출시하는 것에만 몰두해
보편 근사 정리에 따르면 신경망 모델로 원하는 함수의 근사치 구할 수 있어
하지만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며 해석 불가능하다는 한계 가져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KAN
사진=Scientific American

ChatGPT는 챗봇 전쟁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 오픈AI가 대형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기반 챗봇인 ChatGPT를 선보인 이후 테크 기업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빠르게 챗봇을 개발했다. 메타는 2023년 초에 라마를 출시했으며 구글은 발 빠르게 바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챗봇의 고유한 문제점인 ‘환각’ 증상은 고쳐지지 않은 채 출시에만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등장한 KAN(Komogolov-Anold Network)은 신경망 모델이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경망 모델의 한계 ‘해석 불가능’

LLM이 홍수처럼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LLM이 갖는 한계도 명확하다.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컴퓨팅 자원을 사용해야 하며 결과가 어떻게 도출됐는지 알 수 없다. 사용자가 챗봇에 무언가를 입력하면 중간 과정 없이 결과를 내놓는다. 따라서 인공지능 모델이 만든 결과물이 ‘환각’인지 의미 있는 결과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결과물이 의미 있는 답변인지 아닌지는 사용자가 판단해야 할 몫으로 떠넘긴다.

여러 기업에서는 인공지능 모델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로 학습시키거나 수학 문제 풀이와 같이 특정 작업에 최적화하는 방법을 꾀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모델의 기본 원리를 바꾸지 못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 LLM을 포함한 대부분 인공지능 모델은 ‘신경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LLM의 근간이 되는 신경망 모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인간 뇌를 본뜬 신경망 모델

신경망 모델은 뇌 신경망에서 영감을 얻었다. 뇌에는 여러 뉴런이 있으며 시냅스로 연결되어 있다. 이를 본떠 신경망 모델은 여러 개의 뉴런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시냅스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다. 신호는 앞에서 뒤로 전파되며 각 층에서 처리된다. 신경망 모델이 유행하기 전에는 의사 결정 트리와 SVM(Support Vector Machine) 등 다양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있었으나, 2010년대 이후 대다수 애플리케이션에서 신경망 모델로 통합되었다. 신경망 알고리즘 아이디어는 1950년대에 등장했으나 주목받지 못하고, 컴퓨터 성능이 폭발적으로 향상된 2010년대 들어서야 빛을 봤다.

그럼 신경망 모델은 어떻게 학습할까? 입력 값(데이터)은 첫 번째 층의 ‘뉴런’으로 전송된다. 그런 다음 ‘시냅스’의 가중치를 곱하고 결과가 특정 임곗값을 넘으면 다음 층으로 전달한다. 이 작업을 최종 층에 도달할 때까지 반복한다. 학습하는 동안 신경망은 원하는 출력을 생성하도록 시냅스의 가중치를 조정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신경망 모델을 뒷받침하는 '보편 근사 정리'

신경망 모델은 어떻게 다른 머신러닝 모델을 제치고 강력한 모델로서 자리를 잡았을까? 예를 들어 손글씨 숫자 이미지를 인식하는 작업을 맡았다고 가정하자. 입력 데이터는 이미지 픽셀이 되고 최종 출력은 0~9중 한 가지 값이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y=f(x1, x2, x3, ...)로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간단한 데이터가 아닌 이미지 픽셀 데이터로 손글씨를 인식하는 함수를 찾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함수를 찾아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는 근사치를 찾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데, 보편 근사 정리(Universal Approximation Theorem)에 따르면 신경망 모델은 복잡한 함수의 근사치를 찾을 수 있다.

이 정리는 신경망 모델이 원하는 정확도로 어떤 함수를 근사할 수 있다는 정리다. 신경망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간단하다. 뉴런(데이터)에 시냅스(가중치)를 곱하는 작업을 무수히 많이 한 것이다. 간단한 작업으로 원하는 함수를 근사할 수 있다는 것이 신경망 모델의 힘이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전문가들은 특정 유형의 함수를 근사하기 위해 신경망이 구성해야 하는 최소한의 층 수를 증명했다.

해석 가능한 신경망 모델 등장

기존 신경망 모델은 근사치를 찾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정확한 함수를 정의하지 못해 모델을 해석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는다. 이것이 우리가 신경망 모델을 ‘블랙박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MIT 물리학자 지밍 류가 이끄는 팀은 기존 신경망 모델을 뛰어넘는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른바 'KAN'이라고 불리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신경망 모델과 달리 결과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KAN을 LLM에 통합하여 성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결과를 해석하는 챗봇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다음 글에서 KAN 모델이 어떻게 신경망 모델이 가진 한계를 극복했는지 알아보자.

[해외 DS] CNN의 대체 주자 KAN, 설명가능한 신경망 모델 등장하나 ②로 이어집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웅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흥미로운 데이터 사이언스 이야기를 정확한 분석과 함께 전하겠습니다.

효성화학의 '아픈손가락' 효성비나케미컬, UAE 정유사에 매각

효성화학의 '아픈손가락' 효성비나케미컬, UAE 정유사에 매각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효성, ADNOC에 1조원 상당 지분 매각 타진
베트남법인 부실화에 재무상황 악화
지난해 연속 영업손실·부채비율 5천% 육박
hyosungchemical_TE_001_20240603

효성그룹이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효성비나케미컬·Hyosung Vina Chemicals) 지분을 아랍에미리트(UAE) 정유사에 매각한다. 올해 3월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타계 이후 '각자 경영'을 선언한 효성그룹 3세들이 계열사 지분 정리에 나선 가운데 부채비율이 5,000%에 육박하는 효성화학의 위기 타개책이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 1조원에 매각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해 말부터 효성비나케미컬의 지분 일부 매각을 타진해 왔다. 효성화학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에 효성비나케미컬 지분 1조원어치를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효성화학의 올해 차입금 축소 계획은 크게 두 가지로, 특수가스사업부 매각과 효성비나케미컬 유동화"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효성비나케미컬 지분 매각 계약이 6월에서 7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효성비나케미컬의 유동화가 먼저 추진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효성화학의 이 같은 사업 정리는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수위 높은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차입금을 줄이지 않으면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조6,275억원의 장단기차입금을 보유 중인데, 이 중 2조원 가량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돈이다.

효성비나케미컬, 지난해 순손실 전년비 358.7% 확대

효성화학의 재무 악화 원인은 효성화학의 100% 자회사 효성비나케미컬에서 비롯됐다. 비나케미컬은 지난해 시황 악화로 순손실(3,179억원)이 전년 대비 358.7% 확대됐다. 1조원 이상 투입한 현지 공장이 글로벌 수요 감소와 원가 부담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다. 실제 주요 제품인 PP의 톤당 수출가가 2022년 1,127~2,881달러에서 2023년 801~1,827달러로 대폭 떨어진 모습이다.

잦은 설비 결함도 추가 비용을 늘렸다. 이에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을 지원하며 재무 부담을 키웠다. 지난 2월에만 세 차례 채무보증 결정 공시를 냈다. 효성비나케미컬이 현지 신한·국민·하나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을 보증한다는 내용이었다. 효성화학의 효성비나케미컬에 대한 채무보증 잔액은 1조7,972억원으로, 중국 법인에 대한 채무보증 잔액이 1,009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베트남 법인은 모회사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비나케미컬의 매각은 조 명예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사안인 것으로도 전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2022년 경영진회의에서 베트남 투자 책임을 물으며 격노, 비나케미컬을 무조건 정상화시켜 매각할 것을 주문했다"며 "당시 조 명예회장은 비나케미컬에 더 이상 투자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놨고, 올 초까지 비나케미컬이 비싼 영구채(표면 및 만기 이자율 8.3%, 중도 상환하지 않을 경우 11.8~13.8%)를 발행해 운영을 해왔던 것도 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였다"고 설명했다.

hyosungchemical_TE_002_20240603
효성비나케미컬 공장 전경/사진=효성화학

베트남 법인 매각 이후에도 적자 해소 쉽지 않을 듯

다만 업계에서는 베트남 법인을 매각하더라도 효성화학의 누적된 적자를 쉽게 해소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수천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2년 2,631%에서 지난해 4,934%로 1년 전(2,632%) 대비 약 2,300%p 늘었으며 차입금의존도는 79.7%에 달한다. 또한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만 2조1,475억원에 달한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변경했다. 2022년 A(긍정적)이었던 신용등급이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는 모습이다. 신용등급 하향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부진한 영업 수익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비우호적인 수급환경을 감안할 때 더딘 수익성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이익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하며, 재무구조 또한 미흡한 수준”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단시일 내 영업현금흐름을 통한 재무부담 경감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에도 중국에서의 프로필렌과 PP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에 비우호적인 수급환경이 이어져 중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신용등급이 하락함에 따라 자금조달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8일부터 같은 달 12일까지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선 바 있는 효성화학은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공장 설립·품질 개선 등 장기 계획 내세운 마이크론, 'HBM 주도권' 쟁탈전 본격화

공장 설립·품질 개선 등 장기 계획 내세운 마이크론, 'HBM 주도권' 쟁탈전 본격화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HBM 포기한 줄 알았는데", 5세대 HBM 기술로 시장 진출 성공
'주도권 쟁탈전' 본격화, 미국 정부서 61억 달러 보조금 지원받기도
엔비디아 납품 또 실패한 삼성전자, "마이크론에 사실상 뒤처진 셈"
HBM_Micron_up_TE_20240603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전략적 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 요구에 맞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시기적절한 생산능력 확대를 이룬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칼 갈던 마이크론, 본격적인 '도약' 시작

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 개화하던 2022년 4세대 HBM인 HBM3 양산을 과감히 포기했다. 당시 자사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으로는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2022년만 해도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은 10% 미만에 머물러 있어 한국 HBM 제조사엔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HBM3 공백 기간 동안 5세대 HBM인 HBM3E 기술을 연마해 온 마이크론이 시장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다. 마이크론은 우선 AI 반도체 칩의 고질적 문제인 전력을 메모리 단인 HBM에서 해결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에 착수했다. 그 결과 경쟁사 대비 30%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하는 성과를 쟁취,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기술을 일정 부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간 약점으로 지목됐던 생산능력(CAPA)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장 건설에도 주력하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오는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일본 히로시마현에 차세대 D램 생산을 위한 새 공장을 건설한다. 이 공장에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로 10나노급 6세대 공정인 '1-γ'(감마·11~12나노미터) D램을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본격 가동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공장 설립에 매진하는 건 마이크론의 최종 목표가 단기 성과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마이크론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주도권 쟁탈을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Micron_HBM_roadmap_TE_20240603

HBM 후발주자인데, "기술 추격 속도 예상보다 빨라"

마이크론의 위협은 HBM3E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이크론은 HBM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시장 진입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장기 로드맵까지 구축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와 'HBM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6세대 HBM(HBM4)을, 2027년 7세대로 추정되는 HBM4E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다. 마이크론은 이를 통해 HBM 용량과 전송 속도 등 핵심 성능에서까지 한국 HBM과 맞붙을 수준까지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마이크론이 미국 기업이란 점도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의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에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마이크론의 뒤에 '팀 USA'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 마이크론이 미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지원받은 보조금은 61억 달러(약 8조4,1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인텔·TSMC·삼성전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미 정부가 마이크론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사례다.

아직 기술력에 확신은 없지만 기술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면서 마이크론만의 위세를 떨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지난 2월 마이크론이 2분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H200 GPU에 탑재될 HBM3E 양산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하고 나서자 국내 업계에선 의아하단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선 마이크론의 발표 가운데 양산과 출하 시점에 대한 표현이 모호하다는 점을 들며 기술적인 검증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결국 후발주자로서 기술력에 의구심이 여전하단 의미지만, 한편으론 "최소한 마이크론의 기술 수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우 근접했다는 게 드러난 것 아니겠나"라는 반응도 적잖이 나타났다. 실체가 어떻든 마이크론의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단 방증이다.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못 한 삼성, 이대로 무너질까

이런 가운데 최근 외신에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여전히 통과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5세대 HBM(HBM3E)'에 대한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4월 테스트에 실패했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이 문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지는 명확지 않다"며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뒤처질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통의 발언도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 마이크론은 이미 엔비디아에의 HBM 납품을 공식화한 상태다. 엔비디아가 HBM 시장 내 최대 고객으로 꼽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이미 마이크론에 뒤처진 셈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건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를 아시아 AI 수혜주 추천 목록에서 제외했다. HBM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 데다 엔비디아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를 평가절하한 것이다. 마이크론의 도약이 가시화한 가운데 아직은 선두권을 유지 중인 한국 업체들이 후일 결국 무너지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 정부 지원 아래 '기술 추월' 시작한 마이크론, 한국 위주 HBM 시장에 지각변동 일어날까

미 정부 지원 아래 '기술 추월' 시작한 마이크론, 한국 위주 HBM 시장에 지각변동 일어날까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미국도 HBM 경쟁력 제고 본격화, 미 정부도 마이크론 '밀어 주기'
HBM 선두 점했던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추격 아래 '지각변동' 가능성
인력 유출 문제도 심각, "유출 사전 차단 방책 사실상 없어"
micron_HBM3E_20240603
마이크론사의 HBME 메모리 홍보용 이미지/사진=마이크론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물리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지개 켜기에 나섰다. 물론 국내 업체가 그간 이뤄 온 성과를 단기간에 무너뜨리진 못할 거란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선이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마이크론이 국내 HBM 대비 성능이 앞선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는 데다, 미 정부가 마이크론을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HBM 선점 노리는 마이크론, 전력 성능서 강점 보이기도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이크론이 준비 중인 차세대 HBM은 전력 소모량 측면에서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 대비 우위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조합한 AI 반도체에 있어선 저전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저전력을 구현해야 막대한 데이터센터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발열 문제도 해결될 수 있어서다.

마이크론의 차세대 HBM은 'HBM3E 12단'으로 추정된다. D램 셀을 12단으로 수직 적층한 것으로, 업계 사상 처음 상용화가 시도되는 제품이다. 마이크론 차세대 HBM 출시 소식에 시장의 기대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전 제품 역시 전력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마이크론은 앞서 지난 2월 공개한 HBM3E 8단에서도 경쟁사 대비 30% 전력 효율이 우수한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에 힘입어 세계 최대 AI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 공급에도 성공했다.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차세대 HBM 시장에서 업계 주도권을 잡는 기업은 마이크론이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 보인 마이크론, '한국 업체 위주' 시장 타파하나

마이크론이 HBM에 힘을 싣는 건 HBM의 시장 성장 폭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글로벌 HBM 시장이 2023년 11억 달러(약1조4,600억원)에서 2027년 51억7,000만 달러(약 7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일각에선 전망치보다도 최대 3~5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HBM이 일반 D램보다 영업이익이 훨씬 높은 데다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란 시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 간 HBM 경쟁에도 물이 올랐다. 국내 기업의 영향력도 커졌다. SK하이닉스를 선두로 그 뒤를 삼성전자가 따라가는 모양새가 거듭 연출되면서 HBM 시장 대부분이 국내 시장의 영향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마이크론이 내놓은 HBM3E 8단 제품을 이미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기존 공정을 통해 이미 16단 제품 개발까지 성공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마이크론이 8단 제품을 내놓은 시기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쌓아 올린 성과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마이크론의 성장세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단 점이다. 마이크론은 우선 현재 시장에서 가장 앞선 제품인 4세대 HBM3를 건너뛰고 곧바로 5세대 HBM3E 양산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약점으로 지목됐던 생산능력(CAPA)도 빠르게 늘렸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HBM 생산능력은 올 연말 기준 12인치 웨이퍼 2만 장에 달한다. 아직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생산능력의 20% 정도지만, 내년께 생산능력이 3~4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심해선 안 된다.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한 이후론 대규모 설비 투자도 진행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연간 시설투자 계획을 기존 75억 달러에서 최근 80억 달러(약 11조원)으로 상향했다. 아울러 미국 뉴욕주와 아이다호주에 신규 공장도 건설 중이다. HBM 시장 선점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america_micron_TE_20240603

마이크론 밀어 주기 나선 미 정부, 인력 유출 움직임도

마이크론이 단기간 성장을 전략으로 삼을 수 있었던 건 자국 중심 반도체 지원 정책을 쏟아내는 미 정부의 덕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마이크론 투자액의 상당 부분은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으로 충당됐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미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지난 4월 61억 달러(약 8조3,7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는데, 이는 인텔·TSMC·삼성전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최근엔 미 정부가 엔비디아의 입지를 본격 활용할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엔비디아를 마이크론의 중심 동력으로 삼아 자국 반도체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단 것이다. 엔비디아는 HBM 시장 최대 고객이자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 공급을 위해 엔비디아 측에 샘플 단계를 면밀히 거쳐야 하는 반면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엔비디아 공급망에 들어갈 수 있다"며 "마이크론의 기술력이나 생산능력이 국내 기업 대비 한참 떨어지더라도 (마이크론이) 빠르게 추격에 나설 힘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미국 차원의 인력 유출이 점차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인력 유출은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SK하이닉스 전 연구원이 마이크론 임원으로 이직하면서 사실상 기술 유출이 발생한 게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에서 D램과 HBM 설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2022년 7월 SK하이닉스에서 퇴사한 뒤 마이크론에 임원급으로 이직했다. A씨는 SK하이닉스 퇴직 당시 마이크론을 비롯한 경쟁업체에 2년간 취업하거나 용역·자문·고문 계약 등을 맺지 않는다는 내용의 약정서도 작성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재판장 김상훈)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A씨가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며 얻은 정보가 경쟁사인 마이크론으로 흘러갈 경우 SK하이닉스의 경쟁력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SK하이닉스가 A씨를 상대로 낸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업계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의 불안은 여전하다. 법원의 판결은 사후처분일뿐, 실질적으로 기술 유출을 사전 차단할 방책은 없다시피 한 것 아니냐는 시선에서다. 미 정부의 밀어 주기가 노골적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인력 유출 가능성이 거듭 점쳐지는 만큼 사전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할루시에이션 논란 휩싸인 AI 오버뷰, 구글 "서비스 개선 중"

할루시에이션 논란 휩싸인 AI 오버뷰, 구글 "서비스 개선 중"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구글 신규 서비스 'AI 오버뷰', 출시 이후 오답 행진
부랴부랴 관련 기능 개선하며 여론 진화 나선 구글
여전히 견고한 AI '할루시네이션'의 장벽
ai_serch_google_20240603

구글이 최근 발표한 새로운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AI 오버뷰(개요)’의 기능 개선에 나섰다. 소비자에게 공식적으로 서비스 개선 방향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할루시에이션(Hallucination, 환각) 논란 진화에 착수한 것이다.

"피자엔 접착제" AI 오버뷰의 황당 답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AI 오버뷰가 잘못된 답변을 제시하는 문제와 관련해 개선 사항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구글 검색을 총괄하는 리즈 라이드(Liz Reid) 부사장은 “사용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높은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피드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를 감사하고 중요하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구글은 지난 14일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에서 AI 오버뷰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AI 오버뷰는 구글의 기존 검색 엔진에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해 이용자 질문에 AI가 생성한 답변과 관련 링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구글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과 사진, 동영상으로도 검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 해외로의 서비스 확장을 예고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 출시 이후 각종 소셜미디어(SNS)에서는 'AI 오버뷰가 잘못된 답변을 내놨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일례로 한 사용자가 '미국에 무슬림 대통령이 몇 명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AI 오버뷰는 "미국에 무슬림 대통령이 한 명 있었고, 그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오답을 제시했다. 피자에 치즈가 달라붙지 않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피자 소스에 접착제를 추가하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더해 AI 오버뷰는 “사람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돌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UC 버클리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하루에 적어도 하나의 작은 돌을 먹어야 한다”고 답했다. 한 이용자에게는 “개를 뜨거운 차에 두는 것은 항상 안전하다”는 비상식적인 답변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구글 측은 “이런 (SNS상에서 확산한) 오답 사례는 대개 사람들이 자주 하지 않는 질문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글의 사태 진화

소비자들 사이에서 AI 오버뷰 기능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자, 구글 측은 부랴부랴 사태 진화에 나섰다. 라이드 부사장은 "AI 오버뷰 출시 전 대대적인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기능을 사용해 새로운 검색을 많이 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AI 오버뷰 기능이 아직 추가적인 학습이 필요한 '과도기'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는 잘못된 결과를 생성하기 위해 고의로 부정확한 검색을 하거나, SNS 게시물 중 AI 오버뷰의 답변을 조작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구글은 부정확하거나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오버뷰 답변에 대응하기 위해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사용자가 생성한 콘텐츠 중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것은 제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오버뷰가 내놓은 답변 덕분에 검색 결과에 대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버지는 오버뷰가 여러 오답을 내놓자 구글이 이를 수동으로 정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실 구글의 생성형 AI가 '오답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글이 지난 2월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에 추가한 이미지 생성 기능도 독일 나치군과 미국 건국자를 유색인종으로 묘사하며 시장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구글은 출시 20여 일 만에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고, 관련 문제 해결에 착수한 상태다. 

AI_te_20240603

'할루시네이션'의 한계

구글의 AI가 맞닥뜨린 할루시네이션 문제는 현재 글로벌 AI 시장의 최대 난제로 꼽힌다. 할루시네이션은 생성형 AI 모델이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현재 대다수 생성형 AI는 △잘못됐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 △존재하지 않는 사실 △정보의 맥락을 오해한 답변 등 할루시네이션의 ‘족쇄’에 붙잡혀 있는 실정이다.

할루시네이션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불완전한 학습 데이터가 지목된다. 생성형 AI는 출시 이전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후 사용자의 질문 내용에 가장 가까운 데이터의 조각들을 선택해 조합·제시한다. 이용자가 AI 모델이 학습한 데이터에 없는 정보를 요청하거나 학습 데이터 자체에 문제가 있을 경우, 기존 학습 데이터의 조각을 ‘적당히’ 조합해 잘못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현시점 AI를 활용한 기술은 필연적으로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업계 전문가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대형언어모델(LLM)은 100점짜리, 즉 완벽한 대답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현재의 AI 모델은) 기존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80~90점짜리 '모범 답안'을 제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의 AI 오버뷰는 아직 발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할루시네이션을 당장 완벽히 없앨 수는 없지만, 노력을 기울여 줄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Notice] Service URL move to Korean subdomain

[Notice] Service URL move to Korean subdomain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GIAI News
Bio
https://giai.org
[email protected]
GIAI Admin for News service

Dear all,

As of June 1, 2024, the The Economy's service URL has been switched to the following Korean subdomain.

This is due to a part of service ownership transition to GIAI LLC, scheduled to be completed by 2025 Q1. The company has tentatively allocated 6 months duration of 301 redirection until the main domain to host English version of news journals.

Despite the main service's URL redirection, all individually running Korean news journals will keep the original URLs.

The company officials aim to minimize time losses given to URL redirection, but at this point, we are unable to preplan the course of transition due to uncertainties embedded in the search engines' and visitors' adaptabilities.

Along with Korean subdomain redirection, we truncate translation services for all websites. There has been multiple rounds of internal discussions that the AI translated contents are exposed to potential delivery of incorrect information. Although we are not afraid of offering experimental AI products, it is come to our understanding that the incorrect information may tarnish credibilities of GIAI's research/news media group and we are also concerned about the unintended potential financial/reputational losses to companies in the incorrectly translated articles.

The experiment on translations will be re-applied to our other products in the future.

As always, we appreciate your support.

All the best,

The Economy Korea, an arm of GIAI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GIAI News
Bio
https://giai.org
[email protected]
GIAI Admin for News service

국내 1호 대체거래소 내년 출범, 증권가 'IT 인프라 재편'에 분주

국내 1호 대체거래소 내년 출범, 증권가 'IT 인프라 재편'에 분주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대체거래소 체제 도입에 맞춰 최선집행 의무기준 마련
키움증권은 IT 역량 개발에 승부, 미래에셋은 인력 충원부터
실패 전철 피하려면 거래시간 연장 외 차별화된 매력 발굴 필요
nextrade_TE_001_20240603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운영 모식도/출처=금융위원회

최근 증권업계에 대체거래소(ATS)발 자본시장 IT 인프라 재편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 증권시장 초유의 거래소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증권사마다 투자자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주문을 실행하는 최선집행의무기준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새로운 기준을 자동으로 이행할 수 있는 솔루션 도입부터 이를 구현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길게는 원장시스템까지 대대적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체거래소(ATS)발 자본시장 IT 인프라 재편 움직임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EXTRADE)'는 지난달 스마트오더라우팅(SOR) 솔루션 1차 개발을 마치고, 현재 국내 7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연말 모의거래를 마친 후 내년 1분기 중 출범을 목표로 하는 넥스트레이드는 출범에 앞서 거래 매체에서의 증권사 주문 호가 시스템 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존 한국거래소가 증권 거래를 독점할 때는 오로지 하나의 시장에서 하나의 가격에 대해서만 주문과 거래가 이뤄졌지만 시장 이원화가 이뤄질 경우 어떤 주식에 대해 동시간대 수급량에 따른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 주문을 최선의 조건으로 집행하기 위한 기준을 사전에 알리고 이 기준에 따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유리한 시장을 골라 주문하는 최선집행의무가 적용됐다. 이런 이유로 SOR 솔루션 도입을 준비하는 각 증권사는 현재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수 있는 최선집행기준을 마련하는 데 한창이다.

최선집행의무는 각기 다른 시장에서 나온 호가를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준이 된다. 만일 증권사 내부적으로 특정 시장을 선택했다면 그 이유 역시 기준에 명시해야 한다. 적합한 기준을 수립해 주문을 집행하는지 여부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3개월마다 점검을 받아야 한다.

현재 각 증권사 전략실에서는 최선집행기준이 향후 복수시장 체제에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비중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아직 시장에 수요가 형성되지 않은 호가를 새롭게 만든 투자자의 주문을 잔량 기준으로 어느 시장에서 먼저 체결해 줄 것인지, 거래량을 기준으로 체결해 줄 것인지 등에 따라 거래에 따른 손익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넥스트레이드와 테스트를 진행하는 7개 증권사 역시 전략 노출을 경계하면서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증권사들, SOR 솔루션 도입에 총력

키움증권이 자체 SOR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 역시 이 같은 이유에서다. 복수 거래 체제에서도 브로커리지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회사 내부에 SOR 솔루션 TF를 구성해 자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솔루션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은 물론 넥스트레이드나 코스콤을 통한 서비스와는 다른 전략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콤 역시 SOR 솔루션 개발을 마쳤다. 코스콤 SOR 솔루션은 중소형 증권사가 주요 공략 대상이다. 이미 코스콤이 중소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종합원장관리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이와 원활한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IT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내부 시스템의 여건상 넥스트레이드가 아닌 코스콤의 SOR 솔루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향후 회사의 디지털 혁신 내지 신사업 방향에 따라 원장시스템과 SOR시스템을 별도로 가져가야 할지 여부를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달라지는 제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월 인공지능(AI)·IT·디지털 분야 인재 채용 공고를 올렸다. 채용분야는 AI, 트레이딩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전산관리비로 키움증권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045억원의 비용을 지불했다.

nextrade_TE_002_KIM_20240603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사진=넥스트레이드

특색 없는 2부 리그 전락 우려 목소리도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ATS의 성공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처럼 복수 시장 체제를 시장 확대 기회로 삼아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는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시장 안착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리고 있다.

넥스트레이드가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거래시간 연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기존 거래시장(코스닥·코스피)의 '2부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현재 거래수수료가 0.0027%로 타 글로벌 거래소들과 비교해 최저 수준인 데다, 상장 예정 종목들이 기존 유가증권시장(840종목)과 코스닥(1.718종목) 내에서만 선별될 것으로 알려져 거래시간 이외의 부분에서는 차별화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거래시간만을 늘리는 시도 역시 과거에 실패로 끝난 전례가 있다. 지난 2001년 한국ECN증권은 정규 장 마감 이후인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를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하루 거래대금이 30억~40억원 수준에 그치면서 3년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한국ECN증권의 대표였던 이정범 사장은 해당 서비스 출범 당시 "활황에는 열등재도 잘 팔린다", "수요는 창출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성공을 낙관했지만 이는 결국 오판으로 끝났다.

과거 출범했던 다수의 해외 대체거래소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독일의 노이어 마르크트(New Market)와 일본의 자스닥(Jasdaq)은 미국 나스닥(Nasdaq)의 성공에 주목하며 야심 차게 출범했으나, 결국 기존 시장에 흡수합병됐다. 기존 시장과의 차별점이 없어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엄격한 현행법 또한 넥스트레이드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모습이다. 넥스트레이드가 기존에 구상했던 토큰증권(STO),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의 거래가 자본시장법에 막혀 표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감시를 비롯해 기업 상장, 청산·결제 등의 역할을 한국거래소의 도움 없이는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처럼 넥스트레이드에 대한 비우호적 예상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체거래소의 개장 시점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넥스트레이드가 내세운 슬로건과 같이 빠르고(Fast) 혁신적인(Innovative)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