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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發 전력 대란 속 시장 재편” 도미니언 인수 나선 넥스트에라, 美 전력업계 M&A·투자 불붙어

“AI發 전력 대란 속 시장 재편” 도미니언 인수 나선 넥스트에라, 美 전력업계 M&A·투자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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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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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넥스트에라 에너지, 670억 달러에 도미니언 에너지 인수 추진
치솟는 AI發 전력 수요, 데이터센터 밀집지 전기요금 '천정부지'
현지 유틸리티·전력 기업 설비 투자 급증, M&A도 본격 활성화 전망

미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인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경쟁사인 도미니언 에너지의 인수를 추진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성장으로 미국 전력 시장이 과열된 가운데,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투자 확대 흐름은 비단 넥스트에라를 넘어 현지 유틸리티·전력업계 전반에서 관측되고 있다.

美 전력업계 내 초대형 M&A

18일(현지시각) 넥스트에라는 도미니언을 670억 달러(약 101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주식 교환 방식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거래가 완료되면 양 사 주주들에게 총 3억6,000만 달러(약 5,400억원)의 일회성 현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넥스트에라와 도미니언의 시가총액은 각각 2,000억 달러(약 300조6,000억원), 500억 달러(약 75조원) 수준이며, 시가총액과 부채를 합산한 합병사의 가치는 4,200억 달러(약 62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력 회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플로리다주에 본사를 둔 넥스트에라는 태양광·풍력 중심의 청정에너지 시장을 주도해 왔으며, 최근 들어서는 천연가스 발전을 늘리는 등 에너지원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넥스트에라는 도미니언이 보유한 대규모 원전과 가스 발전소, 송배전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에퀴닉스, 코어위브, 사이러스원 등 도미니언의 핵심 고객사는 물론, 도미니언 본사가 위치한 버지니아주의 전력 수요까지 대거 흡수하게 된다. 현지 전력 공급 경쟁에서 확실하게 입지를 강화하는 셈이다.

다만 양 사의 거래가 계획대로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합병 규모가 상당한 만큼 규제 당국의 심사 기조가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큰 관문은 연방 반독점 당국과 연방 에너지 규제 위원회(FERC)·원자력 규제 위원회(NRC) 등 에너지 규제 당국의 허가다. 이에 더해 도미니언이 전력을 공급하는 각 주의 감독 기관들도 합병 계약의 내용을 꼼꼼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관의 허가 절차가 문제없이 진행된다고 가정했을 때 거래 완료 시점은 12~18개월 내로 예상된다.

AI發 수요에 요동치는 전력 시장

이처럼 넥스트에라가 공격적 M&A에 나선 배경에는 현지 시장의 급격한 판도 변화가 있다. 최근 미국 전력 시장은 AI 데이터센터발(發) 수요로 인해 과열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각지에서 24시간 가동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엄청난 양의 전기를 소비하며 전기요금이 급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인터커넥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매 전력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평균 136.53달러로 전년 동기(77.78달러) 대비 76% 올랐다.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밀집돼 있는 지역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특히 두드러진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전체 평균 전기요금은 전년 동기 대비 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버지니아의 전기요금은 26.3%, 오하이오주는 21.9% 뛰었다. 상승 폭이 전국 평균치를 훌쩍 웃돈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허브인 버지니아를 중심으로 송전망·발전 설비 증설 비용이 급증해 공급사의 전력 확보 비용 부담이 가중됐으며, 그 부담이 가정용 전기요금에 고스란히 전가됐다고 지적한다. 실제 PJM의 2025·2026년(2025년 6월~2026년 5월) 전력 확보 비용은 메가와트(㎿)당 269.92달러(약 40만원)로, 직전 연도(㎿당 28.92달러) 대비 열 배가량 급등했다.

이러한 전기요금 오름세는 미국의 민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 표심을 고려해 직접 관련 사안에 대해 언급할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미국인들이 데이터센터 때문에 높은 전기요금을 내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며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백악관은 전기요금 보호 서약(Ratepayer Protection Pledge)을 통해 빅테크 기업에 데이터센터 증설에 필요한 발전 설비 및 송전망 확충 비용을 자체 부담할 것을 요구했고, 아마존·구글·메타·MS·오픈AI·오라클·xAI 등이 해당 서약에 참여했다. 다만 이는 연방 차원의 강제 규제가 아닌 자발적 협약 성격을 띠는 조치다.

업계 내 대규모 투자 이어져

이런 가운데 미국 전력 시장에는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 주요 전력회사 47곳의 설비투자액은 2024년 1,730억 달러(약 260조원)에서 지난해 2,120억 달러(약 318조원) 이상으로 22% 급증했다. 현시점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 중인 기업은 듀크에너지다. 듀크에너지는 2030년까지 설비투자에 총 1,030억 달러(약 154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계획을 제시했으며, 전체 투자금의 약 65%를 송전망 확충과 신규 발전 설비 구축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를 중심으로 초고압 송전망과 가스·배터리 기반 발전 인프라 구축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서던컴퍼니 역시 향후 5년에 걸쳐 집행될 설비투자 규모를 기존 760억 달러(약 114조원)에서 810억 달러(약 121조원)로 상향 조정했다. 자회사 조지아파워는 최대 15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입해 신규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 인프라를 구축 중이며, 장기 전력 계약을 기반으로 발전소와 송전망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AEP)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는 중이다. 최근에는 5년 투자 계획을 780억 달러(약 117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전체 투자금 가운데 약 42%를 초고압 송전망 구축에 배정하기도 했다.

넥스트에라의 도미니언 인수를 시작으로 M&A 역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 전력회사들은 대형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송전망·발전소·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에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데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전력망 운영 효율성 및 전력 조달 비용, 장기 가격 계약(PPA) 협상력 측면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M&A를 통해 덩치를 불리면 전기요금 인상 국면에서도 비용 부담을 상쇄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데이터센터 고객들 역시 단일 지역 전력회사보다 여러 주(州)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초대형 사업자를 선호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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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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