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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의 시간 오나" 중동發 인플레이션 쇼크에 美 장기 국채금리 급등, '워시 연준' 금리 인하 난항 전망

"긴축의 시간 오나" 중동發 인플레이션 쇼크에 美 장기 국채금리 급등, '워시 연준' 금리 인하 난항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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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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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이 불붙인 인플레이션 위기, 美 장기 국채금리 고공 행진
실물 경제 충격까지 가시화, 모기지 금리 상승·기업 손실 확대
'워시 체제' 출범 앞둔 연준, 단기간 내 금리 인하 어렵다
미국 국채금리 추이/출처=파이낸셜타임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자, 국채금리에 장기적인 긴축 가능성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발(發)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넘어 모기지 금리, 기업 조달 비용 등 실물 경제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는 가운데, 시장은 향후 상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의장 취임을 앞둔 케빈 워시의 통화 정책 방향을 지목하고 있다.

요동치는 美 장기 국채금리

18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60%를 넘어서며 약 15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장기물인 3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5.16%까지 뛰었다. 지난 15일 5.1% 선을 넘어서며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오름세를 지속하는 양상이다. 이는 최근 1·2년물 단기 국채금리가 4%대 안팎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이는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으로, 시장이 당장의 긴축보다는 장기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장기 국채금리를 밀어 올린 핵심 요인으로는 중동 분쟁이 꼽힌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타격한 이후 줄곧 봉쇄돼 있으며, 국제 유가는 수개월째 100달러(약 15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이에 더해 중동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이 급감하면서 해상 운임 및 보험료가 폭등했고, 중동 지역의 물류 정체로 인해 플라스틱·비료·화학제품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뛰며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률은 17%를 웃돌았고, 식료품·항공료·주거비도 뚜렷한 상향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6% 급등해 2022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으며, 이러한 흐름이 특히 두드러진 품목은 에너지와 화학제품이었다.

실물 경제에도 '적신호'

시장이 전쟁으로 인해 받은 충격은 국채금리·물가 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최근 6.36%까지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모기지 금리 안정을 위해 정부보증기관에 채권 매입을 지시했음에도 불구, 전쟁의 여파로 정책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브래들리 손더스는 “모기지 금리가 6% 이상에 머무는 한 미국 주택시장이 의미 있는 회복세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유럽권 국가에서도 관찰된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모기지 금리는 최근 0.3%P가량 올랐고, 10년 만기 주택대출 금리는 약 3.6%까지 뛰었다. 영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5% 기준 2년 고정형 모기지 금리 역시 2월 말 3.97%에서 지난달 5.1%로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며 금리 오름세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산업계 역시 막대한 혼란에 빠졌다. 18일 로이터통신은 전 세계 기업이 이란 전쟁으로 인해 이미 최소 250억 달러(약 37조원)의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유럽·아시아에 상장된 기업의 전쟁 발발 이후 공시·실적 자료 등을 취합해 산출한 수치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전쟁으로 인한 재정적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거나 생산량을 감축한 기업은 최소 279개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의 일부 기업은 배당금 지급 및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거나 직원들을 일시 해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유류 할증료를 부과하는 사례도 등장했으며,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기업도 있었다.

연준 통화 정책 향방은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의 이목은 이번 주 연준 의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인 케빈 워시의 선택에 집중되고 있다. 워시는 그동안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물가 상승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며 통화 정책 완화 필요성을 주장해 온 인물이다. 장기간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한 트럼프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에게 반복적으로 통화 정책 전환을 요구해 왔다. 지난달에는 워시가 취임 후 즉시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으면 실망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워시 체제 출범 이후에도 한동안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국채금리 상승세가 정책 완화 기대를 제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예측 시장 플랫폼 칼시에서는 연준이 2027년 이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38% 수준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약 96%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오는 6월 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을 98.8%로 산출했으며, 7월까지 동결할 가능성 역시 94% 이상으로 집계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긴축 기조가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과정에서는 추가 긴축 가능성을 둘러싼 위원 간 이견이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알려졌다. 4명의 위원이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고, 이 가운데 일부는 “유가 급등이 장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중앙은행 내에서 중동 분쟁이 단기 충격을 넘어 임금 및 서비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위험 요소'라는 인식이 싹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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