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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결정 D-2, 동결 가능성에 시장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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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50%→3.25%’ 53개월 만의 인하
갈 길 먼 내수 회복, 경제전망치 하향 예상
초과공급 끝난 부동산 시장, 가격 향방은?

한국은행의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에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금리 동결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예상된 탓이다. 내수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금리 인하를 비롯한 통화 정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많은 이목이 쏠린다.

금리 동결 기정사실화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틀 뒤인 오는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에서 3.25%로 0.25p 낮춘 바 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의 금리인하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달 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향후 3개월 통화정책에 대해 금통위원 5명은 동결, 1명은 인하 가능성 배제 불가라는 의견을 내면서 보수적인 시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안정의 중요도는 낮아지지 않은 만큼 11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연 3.25%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단 이달 금리 결정은 동결, 그리고 1명 이상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정책이 위급한 국면을 빼고 연속으로 인하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연속 인하 결정은 상징성이 너무 큰 결정”이라고 말했다.

불안정한 환율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거는 요소다. 먼저 원·달러 환율은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한때 1,400선을 돌파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때만 해도 1,300원대를 유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가파른 상승세다.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환율을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기준)’이라고 언급했지만, 추후 가파른 급등세를 그리며 금리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국의 대출 규제로 인해 은행권은 소폭 완화됐지만,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6조6,000억원으로 전월(5조3,000억원) 대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가계부채 잔액 또한 2,000조원에 근접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추후 금리 전망을 예측할 수 있는 시점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이후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공약들의 현실화 정도에 따라 가이던스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강도와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향후 정책 대응 여력은 낮아질 수 있다”고 짚으며 “빠르게 인하가 단행되는 경우는 내년 경제와 내후년 경제에 대한 우려가 함께 높아지는 경우에 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금통위 통화정책회의는 16일 예정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일(1월 20일)보다 빠르다.

반도체·IT에 집중된 수출, 불확실성↑

한은은 28일 수정 경제전망치도 발표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한은 예상치인 0.5%에 한참 못 미친 0.1% 수준에 그친 만큼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데 일치했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올 3분기 성장률이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보다 굉장히 낮았다”며 “향후 반도체, IT 수출이 언제까지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지도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요 경제기관들도 일제히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내년 전망치는 2.2%에서 2.0%로 내렸다. 한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고,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는 게 IMF의 설명이다. IMF 한국미션단은 “(한국이) 국내외 환경 변화에서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인플레이션은 한은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으나,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2%, 내년 전망치는 2.1%에서 2.0%로 낮춰 잡았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가 2026년 적용될 것으로 가정한 데 따른 수치로, 만약 시행 시기가 2025년으로 앞당겨질 경우 2025년 2% 경제성장률도 지키기 힘들다는 게 KDI 분석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순수출의 기여도가 하락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은 그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로 1.8% 이하를 전망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이미 1.8% 수준까지 내려왔다”며 “내년 1.8% 성장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성장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및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부동산 가격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통상 금리 인하를 비롯한 통화 정책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최소 6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즉시 공급이 어려운 부동산의 경우 그 시차가 더 길고, 파급력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1%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값이 내린 것은 지난 5월 둘째 주(-0.02%) 이후 27주 만이다.

이같은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비롯한 대출 규제, 트럼프발(發)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집값의 하방 압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탓이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의 경우 전 고점을 회복하면서 임계점을 돌파해 매수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크게 줄었고,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시장을 떠나는 참여자들이 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한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로는 공급량을 꼽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부동산 시장은 그 특성 때문에 현시점의 공급량은 물론 미래 시점의 공급량까지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미래 시점의 공급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는 주택 인허가 건수, 착공 건수 등이 있다. 교보증권이 이달 19일 발표한 ‘2025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순공급은 2020년 초과공급으로 전환된 이후 현재까지 8만9,000세대가량 초과공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같은 초과 공급 증가세는 올해 들어 완만해졌으며, 내년부터는 감소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미 IAU 교수) 소장은 “향후 추가적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집값 상승세를 소폭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내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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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가격 비싸다" 여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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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난항 
개량 후 현지 생산으로 가격 인상
정책금융 부족에 따른 출자 지연도 발목 
K2 전차/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K2 전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절차가 늦어지는 가운데, 현지에서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2차 계약 물량부터 폴란드 군의 요구에 맞춰 성능을 개량하고 일부는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지만, 초기 수출 모델보다 가격이 높아지면서 협상 과정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차 계약, 6조원 이상 추정

2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는 지난 2022년 8월 K2 전차 180대를 수입하는 4조5,000억원 규모의 1차 계약을 현대로템, 방위사업청 등과 체결했다. 이후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2차 계약 관련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1차 계약분인 180대는 K2GF(K2 Gap Filler)로 불리며, 우리 육군이 사용하는 장비와 동일한 사양으로 현대로템 창원사업장에서 생산해 폴란드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내년까지 1차 계약분 납품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2차 계약이 체결되면 성능 개량형 모델인 K2PL(K2 Poland)이 납품된다. 이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전투 양상에 따라 새로운 기술적 요구 사항이 발생하면서 폴란드 군이 요청한 각종 장비가 추가된 제품이다.

폴란드 측은 K2PL에 적군의 대전차 무기를 탐지·파괴하는 하드킬 능동방호장치(APS)와 상부에 장착된 포탑을 무인화할 수 있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의 탑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부에 장갑을 덧대 방호력을 높이고 적군의 드론 공격을 방해하기 위한 재머(전파교란장치·Jammer)도 추가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단가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각종 장치가 추가되고 현지 생산 조건이 붙은 K2PL의 가격은 K2GF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증권업계는 2차 계약 시 현대로템의 수주 규모를 6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KB증권의 안유동 연구원은 “차체에 능동방호장치(APS)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군의 K2 전차 4차 양산 사업 규모가 약 30% 증액된 것을 감안하면 폴란드 2차 계약분 역시 K2 180대(약 5조8,000억원)와 기타 장비(약 3,900억원) 등을 포함해 6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9 자주포(오른쪽)와 K10 탄약운반차/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언론 "한국이 높은 가격 제안"

다만 최근 현지에서는 K2PL의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나오는 분위기다. 폴란드 일간지 제치포스폴리타(Rzeczpospolita),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 등은 “K2 전차를 폴란드화하는 데 드는 가격은 수십억 즈워티(폴란드 화폐· 1즈워티는 약 3.4원)에 달한다"며 "PGZ(폴란드 국영방산그룹)는 공장 개조, 생산 라인 구축, 직원 교육 등에 발생하는 비용을 이유로 높은 가격을 제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여론이 2차 계약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 정책 지원이 부족한 점도 계약 성사를 늦추는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방산 계약은 수출 금액이 크고 정부 간 계약(G2G) 성격이 강해 수출국에서 정책금융과 보증보험을 지원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방산업체로부터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2문, 천무 288문 등을 도입하겠다는 기본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 무기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이들 계약에는 올해 11월 말까지 양국 당국 간 별도의 금융 계약이 체결돼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다. 이에 따라 그해 1차 계약(전차 180대, K9 212문, 천무 218대) 때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계약액의 80%가량인 124억 달러(약 17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과 보증을 지원했다.

이후 양국 정부 간 협의가 이어졌지만 앞서 이뤄진 1차 계약과 관련한 지원으로 한국의 정책금융 보증 한도가 소진돼 2차 계약에서는 추가 보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우리 정부는 5대 시중은행을 동원한 민간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을 제안했으나 폴란드는 시중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낮은 정부의 정책금융을 강력하게 희망했다. 이에 정부가 최근 수출입은행법 개정을 통해 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렸지만 여전히 수출을 지원하기엔 역부족이다. 여기에 특정 대출자에게 자기자본(25조원)의 40%(10조원) 이상을 대출할 수 없도록 한 수은법 규정 등도 걸림돌이다.

수출지원 금융시스템 선진화 시급

결국 폴란드는 2차 계약의 시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천무 구매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수출금융 요구를 일단 접고, 유럽계 글로벌 은행과 자금 마련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통상 공급자와 구매자 간 가격 흥정이 안 맞으면 계약은 깨지기 마련이지만, 폴란드는 자금 조달 비용이 한국 정책금융보다 비싼 유럽 금융기관을 통해서라도 한국산 무기를 구매할 의향이 있어 보인다. 이는 러시아발 안보 불안 때문이다. 러-우 전쟁 장기화 등 자국 안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방력 보강을 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K2 전차 구매 계약 체결과 관련해선 여전히 한국에 수출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저리의 정책금융을 지원하지 않으면 대형 2차 방산 수출 계약을 온전히 성사시키기 힘들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방산 수출액이 수천억원에 머물던 과거와 달리 수십조원 규모로 커진 만큼 수출금융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은 자본 확충 외에 민간 신디케이트론 확보, 정부의 금리 보전 제도 등 보다 정교한 금융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해외군사재정지원(FMF) 제도를 통해 무기 구매국에 원조, 차관 형식으로 수출금융책을 지원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방산 등 국가전략사업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신용등급과는 별도의 무기 수출금융을, 스웨덴은 정부 수출보증위원회에서 방산 수출을 전략적으로 지원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무기 경쟁력을 갖추고도 수출금융 지원책 경쟁에 밀려 2017년에는 태국 잠수함 사업(중국)과 말레이시아 다연장 로켓 사업(중국)에, 2020년에는 필리핀 잠수함 사업(프랑스) 수주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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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주주환원율 50%까지 제고” 청사진에도 시장 반응 ‘시큰둥’

카카오뱅크 “주주환원율 50%까지 제고” 청사진에도 시장 반응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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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까지 중장기 사업 목표 제시
“수익모델 최적화 및 핵심 경쟁력 확대”
주가는 지지부진, 책임 경영 필요성 대두

카카오뱅크가 3년 안에 자산 100조원 규모의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영업이익 성장률을 연평균 15% 이상으로 높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현행 20% 수준인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자본효율성·수익성 동시 제고

카카오뱅크는 26일 여의도 오피스에서 ‘2024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중장기 사업 목표로는 오는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 명 △자산 100조원 △수수료·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자본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설명이다.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밝혔다.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수신 상품 및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용자 1,100만 명을 보유한 모임통장의 사용성과 혜택을 대폭 확대한다.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제휴사 채널에서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형 뱅킹(BaaS)을 도입한다. 카카오톡 등 제휴 서비스와 카카오뱅크 계좌 간 강한 결합을 추진해 고객 저변을 넓힌다는 취지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실행 계획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3년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직전 연도 주요 시중은행 평균을 상회할 경우 주주환원율을 현행 20%에서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자본 효율화도 추진한다. 충분한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인오가닉(지분투자나 M&A 등 외부 동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 성장에 적극적으로 자본을 활용할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순이자마진(NIM), 플랫폼 등 수익모델을 최적화해 운영하고 핵심 경쟁력을 글로벌, 투자·M&A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며 “성장에 대한 열매를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나누는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자본효율성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AI Transformation)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 혁신과 금융 안정성 강화, 운영 최적화 등 AI First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反)사회적 기업’ 불명예 타이틀

다만 이처럼 야심 찬 포부에도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모습이다. 실제로 밸류업 공시가 나온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1,55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0.69% 하락한 수준을 나타냈다. 카카오뱅크보다 먼저 밸류업 공시를 내놓은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반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주 가운데 가장 먼저 밸류업 공시에 나선 우리금융은 발표 직후 주가가 1,650원 올랐고, 신한지주(2,700원↑)와 KB금융(7,800원↑) 등도 일제히 주가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밸류업 계획 자체는 성장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확대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주주들을 위한 정책으로 읽힌다”면서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다른 금융지주처럼 대규모 자사주 추가 매입 및 소각 등 명확한 메시지를 기대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당장은 아쉬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주가 부진에는 카카오그룹의 시장 내 이미지도 한몫했다. 고성장의 그늘에 가려졌던 카카오의 비리 의혹이 속속 드러나며 ‘반(反)사회적 기업’이란 이미지가 굳어진 탓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공시된 카카오에 대한 제재는 16건에 달하며, 금액으론 275억2,000만원 규모다. 제제의 유형은 2022년까지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행정제재인 과태료가 주를 이뤘지만, 지난해의 경우 한층 무거운 과징금과 형사제재인 벌금까지 부과됐다.

제재 기관별로는 불공정거래를 단속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5건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 4건, 금융감독원 및 금융위원회 3건, 법원 2건, 방송통신위원회 1건, 기흥구청 1건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주권은 “카카오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기업규모의 외형적 성장과 함께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를 향한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카카오

“책임 경영 의지 부족” 평가 대부분

그간 반복된 분할상장과 임원들의 스톡옵션 ‘먹튀’ 사건도 투자자들의 불신을 사는 데 충분했다.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카카오뱅크 상장 3거래일 만인 2021년 8월 10일 보유 주식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매도해 약 66억원의 차익을 거뒀고, 2주 후에 1만1,234주(주당 9만1,636원)를 추가 매도해 약 10억원을 손에 넣었다. 이후 카카오뱅크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정 전 CTO는 올 4월 카카오 본사 CTO로 선임됐다.

이처럼 부당한 스톡옵션 행사는 또 다른 계열사 카카오페이에서도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류영준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와 신원근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은 약 800억원에 달하는 보유 주식 44만 주를 매각했다. 상장 후 한 달 만이자, 코스피200에 편입된 첫날의 일이다. 카카오페이 또한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카카오는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떨쳐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에 지난 18일에는 임원 9명의 자사주 매수 사실을 공시하는 등 책임 경영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 경영진 9명이 매수한 자사주 총액은 4억5,260만원으로, 인당 매수 금액은 약 5,000만원 수준이다. 이룰 두고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카오 주가는 각종 사법 리스크와 3분기 실적 부진, 신규 서비스에 대한 비관적 전망 등 영향으로 지난 13일 장중 3만8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25일 종가(3만6,150원) 기준으로는 연초(5만7,900원) 대비 약 3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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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소환장 조치'로 불법 웹툰 사이트 70여 곳에 제동

네이버웹툰, '소환장 조치'로 불법 웹툰 사이트 70여 곳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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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 쫓는 네이버웹툰
"완벽한 근절은 어려워" 비관적 전망 내놓는 시장
OTT 업계도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신음 
사진=네이버웹툰 홈페이지

네이버웹툰이 미국 법원을 통한 소환장 발행을 진행하면서 해외 불법 웹툰 사이트 70여 곳이 활동을 멈췄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불법 사이트 150여 곳을 멈춰 세운 뒤 추가로 일궈낸 성과다.

네이버웹툰, 불법 사이트 '맹추적'

네이버웹툰은 26일 미국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CA)에 근거한 소환장 발행 조치로 올해만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 70여 곳이 활동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소환장 조치는 온라인상에서 저작권 침해가 발생한 경우 저작권자가 서비스 제공자에게 저작권 침해자로 의심되는 회원의 개인정보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소환장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주소, 이메일, 결제 세부 정보 등은 불법 사이트 운영자 추적 및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다. 소환장 발행이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게 있어 그 자체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이번 소환장 발행으로 영향을 받은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 70여 곳의 연간 사용자 방문 수는 13억 회에 달한다.

불법 사이트 단속의 한계

업계에서는 소환장 발행을 중심으로 한 네이버웹툰의 대처가 유의미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는 서버와 도메인을 해외에 둔 탓에 단속에 한계가 있었다"며 "네이버웹툰이 미국에서 사법력을 동원해 해외 불법 웹툰 사이트들을 차단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시의 폭이 넓어진 이상 불법 사이트 운영에도 일부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를 완전히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비관적 분석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는 지속적으로 불법 사이트를 모니터링하고 차단하며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불법 사이트들이 서버 위치를 숨기고 우회 사이트를 만들며 교묘하게 운영하다 보니, 완전히 근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와 업계의 꾸준한 불법 사이트 근절 노력에도 불구, 국내의 대표적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로 꼽히는 '뉴토끼'는 별다른 제재 없이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뉴토끼 운영자는 해외 IP를 사용하고 대체 사이트를 끊임없이 만들며 단속을 피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의원이 시밀러웹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뉴토끼 방문자 수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에만 1억3,000만 명을 넘었다. 사이트 내 웹툰 조회수는 11억5,000만 회에 달했다. 방문자 수에 통상적인 웹툰 대여료(300원)을 곱해 피해액을 산정할 경우 뉴토끼에서 발생한 저작권 침해 피해 규모는 약 398억원에 육박한다.

OTT 업계도 '홍역'

이 같은 불법 유통 사이트로 인한 폐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도 고스란히 관측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 누누티비 운영자를 검거했다. 이에 따라 누누티비 사이트는 물론 해당 인물이 누누티비와 함께 운영하던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 ‘티비위키’, 웹툰 불법 게시 사이트 ‘오케이툰(OKTOON)’ 사이트도 즉각 폐쇄됐다.

누누티비는 영화·드라마·예능 등 국내외 유료 OTT 신작 콘텐츠를 불법으로 업로드해 논란이 된 사이트로, 지난 2021년 최초 개설 이후 콘텐츠 무단 유통을 이어가다 지난해 4월 정부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돌연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누누티비 운영진은 2개월 만에 '누누티비 시즌2'를 오픈하고 티비위키와 같은 유사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이동 링크로 연결해 서비스를 재개하는 등 교묘하게 사이트 운영을 지속해 왔다.

문제는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가 운영자를 검거한 이후로도 티비위키를 비롯한 사이트들이 주소를 변경해 가며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누누위키의 운영자가 A씨 개인이 아닌 조직 단위거나, 주범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명 ‘바지사장’을 내세웠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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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극복하겠다" 이재용, 연말 인사 앞두고 쇄신 의지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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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위기론' 최초 언급
다가오는 연말 인사, DS부문 대대적 조직 개편 전망
시장 비판 직면한 사업지원TF, 역할 변화 가능성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최근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삼성전자 위기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임원 인사를 앞두고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최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회장 "어려운 상황 반드시 극복하겠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진행된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누군가는 근본적인 위기라고 하면서 이번에는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걱정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저는 기업가로서 회사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 왔다”며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아울러 "많은 분들의 걱정과 응원을 접하면서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또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며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 부디 저의 소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 달라"고 호소했다. 올해 들어 이어진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반도체 기술력 저하 등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오던 이 회장이 연말 인사 등을 앞두고 직접적으로 쇄신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에 시장의 이목은 앞으로 진행될 삼성전자의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방향에 쏠리고 있다.

DS부문 중심으로 '칼질'

삼성전자는 통상적으로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단행해 왔으나, 지난해에는 11월 말에 인사를 실시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위기 극복을 위해 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진다"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빠르면 오는 27일 사장단 인사를 진행하고,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삼성전자는 '신상필벌(信賞必罰, 공로가 있으면 상을 내리고 죄를 지었으면 벌을 내려야 한다)' 및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실적 부진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고된 DS 부문이 '격변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3분기 3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이미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든 바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부터 DS 부문을 중심으로 일부 임원들에게 퇴임 통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안팎에서는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의 이동 가능성을 비롯해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남석우 제조&기술 담당 사장,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등의 중용 가능성이 거론된 상태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과 전영현 DS 부문장의 '투톱' 체제는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사업지원TF' 책임론 힘 얻을까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의 역할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사업지원TF는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만들어진 조직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 실질적인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조직 안팎에서는 정 부회장 및 사업지원TF에 대한 책임론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정 부회장이 재무 안정성에만 집중한 경영 방침을 고수해 오면서 역으로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지원TF는 미래보다는 현재의 재무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며 "지금은 기술을 제대로 아는 전략가와 재무·관리통이 협력해 미래와 현재를 모두 챙겨야 하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정 부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산업지원TF 수장직을 내려놓을 경우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 사장은 회계와 경영관리 등 재무 부서에서 역량을 쌓은 재무통으로 꼽히는 인물로, 삼성전자가 핵심 인재들을 집결해 만든 미래전략실에서 전략1팀을 담당하는 등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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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코인, 믿어도 괜찮나" 누적되는 가상자산 상장폐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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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상장된 코인 483개 중 155개 '휴짓조각'
美 대선 이후 과열된 시장, 신규 상장 코인 쏟아져 나와
국회, 부실한 국내 거래소 상장 절차 경계

국내 코인 거래소에서 최근 2년 동안 상장된 코인 중 약 30%가 상장폐지된 것으로 집계됐다. '친비트코인 대통령'을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가상자산 신규 상장이 급증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급작스러운 상장폐지 가능성을 고려해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모든 암호화폐) 투자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 휩쓴 '상장폐지 바람'

25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는 코인 483개가 상장됐고 155개가 상장폐지됐다. 개별 코인거래소는 신규 상장 코인에 대해서 자체적인 기준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이 과정에서 기준에 미달하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해당 코인을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투자자들에게 공지한다. 이후 투자유의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한 코인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코인 거래소별로 상장·상장폐지된 코인 개수를 살펴보면 코인원에서는 최근 2년간 코인 총 152개가 신규 상장되고 74개가 상장폐지됐다. 코빗은 59개의 코인을 상장했으며 상장폐지는 5개에 그쳤다. 국내 코인 거래 수요 대부분이 집중돼 있는 업비트와 빗썸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57개와 166개의 코인을 상장했고 상장폐지는 각각 13개와 46개였다.

가상자산 신규 상장 급증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가상자산의 신규 상장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 투자 시 급작스러운 상장폐지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실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지난 10월 이후 2개월간 신규 상장된 코인은 36개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2개월(8~9월)의 23개에 비해 57%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가상자산 신규 상장이 늘고 있는 것은 미국 대선을 전후해 가상자산 가치가 급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며 코인 투자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견을 표명해 왔다. 그는 지난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며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에 이어 미국 상·하원 의회까지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이 같은 '친가상자산 정책'의 현실화 가능성은 한층 커지게 됐다. 외신 등은 이달 초 치러진 미국 상·하원 선거에서 친가상자산 의원 약 300명이 의회에 입성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의 강동현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환경이 해소되면 그간 위축됐던 ‘디파이(탈중앙화금융·DeFi)’ 분야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회 "가상자산 상장 절차 손봐야"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해외 유력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알트코인 '솎아내기'에 나선 상태다.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에디션에 따르면, 최근 거래량 기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FTX 토큰(FTT), 지캐시(ZEC), 자스미코인(JASMY) 등 변동성이 높다고 판단한 수많은 가상자산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바이낸스가 모니터링하는 토큰의 총 시가총액은 43억2,000만 달러(약 6조539억원), 총거래량은 6억5,120만 달러(약 9,125억원)에 달한다.

한편 국내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상장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헌승 의원(국민의힘·부산진구을)은 국내 거래소의 가상자산 상장 절차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거래소가 입맛대로 코인 상장과 폐지(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하며 이득을 취하는 동안 투자자가 손실을 오롯이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대표적 사례로 빗썸에 유일하게 상장됐던 센트(엔터버튼) 코인을 언급했다. 센트 코인은 상장 당시 유명인들이 관여하면서 '연예인 코인'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으나, 이후 여러 잡음에 시달리다 지난 11월 25일 거래 지원이 종료됐다. 이헌승 의원실은 빗썸이 지난 1년 3개월 동안 센트 코인으로 거둔 수수료 수익이 약 46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거액의 수수료는 챙기면서 부실한 상장 심사로 투자자 피해를 키우고 있다"며 "가상자산 상장 기준 및 상장 절차를 보완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거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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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대 철강기업 ‘티센크루프’, 1만1,000개 일자리 감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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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년 獨 철강 자존심, 인력 40% 감축
체코 억만장자에 매각 계획, 500명 근무 공장도 폐쇄
독일 내수 부진에 완성차 이어 철강도 휘청
사진=티센크루프스틸

215년 역사의 독일 최대 철강기업 티센크루프스틸이 인력을 40% 감축한다. 저가 중국산 철강 제품 덤핑이 쏟아지는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국 제조업이 극심한 불경기를 맞으면서다.

생산량 25% 줄이고 인건비 10% 절감

25일(현지시간) 티센크루프스틸은 "생산 감축과 행정 효율화를 통해 2030년까지 일자리 약 5,000개를 감축하고 나머지 6,000개 일자리는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로 이전하거나 사업 매각을 통해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티센크루프스틸 전체 인력 2만7,000여 명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티센크루프스틸은 수년 내에 인건비를 평균 10% 절감하고 연간 생산량은 현재 1,150만 톤에서 870만~900만 톤으로 줄여 "미래 시장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뒤스부르크 지역에 있는 자회사 크루프마네스만 제철소를 매각할 계획이다. 아울러 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크로이츠탈-아이헨 공장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4년 연속 영업손실

티센크루프스틸의 철강 사업 부문은 200여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뒤스부르크 공장은 독일이 산업 강국으로 부상할 당시의 주역으로 상징성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최근 4년 동안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그 위상이 다소 약해졌다.

그간 티센크루프스틸은 전통적으로 독일 대기업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온 강력한 노조의 보호 아래 지금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할 수 있었지만 지난 2월 독일 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티센크루프스틸 유럽의 지그마르 가브리엘(Sigmar Gabriel) 회장이 티센크루프스틸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사업 재편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당시 가브리엘 회장은 티센크루프스틸 유럽이 연간 약 1,200만 톤의 철강을 생산할 수 있지만, 판매량은 약 900만 톤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적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티센크루프스틸

중국산 저가 덤핑·독일 내수 부진 직격탄

티센크루프스틸가 부진한 배경에는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내수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은 과잉 생산된 철강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강철 수출은 지난달보다 10.1%, 전년 동월 대비 40.8% 증가한 1,118만 톤에 달했다. 올해 1~10월 강철 수출량은 전년보다 23.3% 늘어난 9,189만 톤으로 집계됐다. 2016년 이후 최고치다. 이렇다 보니 가격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25일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철근은 전년 대비 16.35% 하락한 톤당 3,299위안(약 6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내수 부진도 티센크루프스틸의 경영 악화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9월 폭스바겐이 자국 공장 10곳 중 3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히는 등 독일 제조업은 위기 상황이다. 폭스바겐과 부품공급업체인 ZF프리드리히하펜, 셰플러, 보쉬 등도 최근 몇 달간 직원 수만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산업 생산량은 지난해 6월 이후 지난 9월까지 1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독일 제조업의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독일경제연구소는 최근 공동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독일 산업생산량이 현재보다 약 20%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높은 독일의 에너지 비용과 독일 상품시장 축소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두 기관은 "독일이 수십 년간 구축해 온 연소기술 등의 우위는 중요성을 잃고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 세계적 보호주의 흐름이 커지면서 독일의 수출 모델은 점점 더 압박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거로운 행정 절차, 낡은 물리적 기반 시설과 취약한 디지털 인프라도 독일 경제의 약점으로 지목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이 티센크루프그룹이 자회사 티센크루프스틸을 매각하기 위한 과정의 일부라는 평가도 나온다. 체코 억만장자 다니엘 크리텐스키는 지난 4월 티센크루프스틸 지분을 20% 인수한 데 이어 30%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티센크루프그룹과 논의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녹색 전환'에 대한 그룹과 티센크루프스틸 간의 이견이 발생해 베르나르트 오스버그 전 티센크루프스틸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 7명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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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구조 개선 노력도 사업 부진 앞에선 ‘물거품’, IHQ 상장폐지 여부에 이목 집중

재무 구조 개선 노력도 사업 부진 앞에선 ‘물거품’, IHQ 상장폐지 여부에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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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 개최 예정
일시적 경영 지표 개선, 연결성엔 의문
규모별 명암 극명, ‘빙하기’ 엔터 업계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의 도약을 노렸던 아이에이치큐(IHQ)가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회계감사인의 의견 거절 및 거래 정지 후 약 1년 7개월 만의 일이다. 그간 세 차례의 무상감자를 통해 경영 지표 일부를 개선했지만, 시장에서는 IHQ의 상장 폐지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불황의 늪에 빠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IHQ의 상장폐지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년 연속 외부감사인 ‘감사 의견 거절’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HQ에 대한 상장폐지 심사를 진행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는 오는 12월 2일 이전 열린다. 이달 11일 IHQ가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개선계획을 이행했는지에 대한 심의요청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으로, 한국거래소는 해당 심의요청서를 받으면 15거래일 이내에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다.

IHQ의 위기는 2022년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IHQ를 감사한 삼일회계법인은 “회사의 투자 및 자금 거래와 관련해 거래의 정당성, 취득 금액 및 손상차손 금액의 적정성 등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그 사유를 밝혔다. 외부감사인의 감사 의견 거절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상장폐지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IHQ는 지난해 4월 거래 정지를 맞았고, 이후 이사회를 대거 물갈이했다. 기존 김형철 대표가 물러난 자리에 오준 대표가 선임됐고, 이사 7명 중 5명이 교체됐다. 무상감자 등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됐다. 무상감자는 회사의 자본금을 축소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대개 누적 결손금이 커진 회사가 자본금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결손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하는 경우가 주를 이룬다. 세 차례의 무상감자를 단행한 결과 2023년에는 3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무상감자 및 자산 매각을 통한 비영업이익으로 흑자를 기록했을 뿐, 영업현금흐름에서는 적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계속기업 가정의 현실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IHQ를 비롯한 코스피 기업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와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이들 두 단계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문제는 IHQ가 2022년에 이어 2023년 사업보고서에서도 의견 거절을 받았다는 점이다. 결국 2년 연속 감사 의견 요건을 맞추지 못한 IHQ는 기업심사위원회를 건너뛰어 곧바로 상장공시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됐다.

시장에서는 IHQ의 상장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IHQ가 사업 실적이나 외부로부터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식으로 경영 지표를 개선한 게 아닌 탓이다. 일시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긴 했지만, 연속성은 담보할 수 없는 상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의 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 보호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장공시위원회에서 무조건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추가적인 의견 수렴이 필요할 경우 상장공시위원회는 추후 재심의를 할 수 있다.

6년째 적자 행진 IHQ

IHQ는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를 모태로 출범한 기업이다. 싸이더스HQ는 2000년대 초반 배우 전지현, 정우성, 조인성, 최지우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보유한 국내 최대 연예 기획사로 꼽혔다. IHQ는 2004년 싸이더스HQ를 흡수합병한 뒤 2014년에는 CU미디어와의 합병으로 케이블 채널까지 영역을 넓혔다. 주요 사업 부문은 연예 매니지먼트와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미디어 사업 부문으로 나뉜다. 현재 채널 IHQ, IHQ드라마, IHQ 쇼, SANDBOX+ 등 4개의 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에는 KH미디어의 계열사가 됐다. 삼본전자(현 KH전자) 컨소시엄(삼본전자·이엑스티·장원테크)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KH미디어가 1,104억원을 투입해 IHQ를 인수한 것이다. 당시 KH미디어는 적자를 지속하던 IHQ의 구원투수로 등장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야심 차게 선보인 서비스는 숏폼 전문 OTT 바바요(babayo)다. 바바요는 20분 이내의 짧은 콘텐츠를 내세워 MZ 시청자들을 공략했지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만 가득하다는 비판 끝에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IHQ는 2021년도 연결기준 영업 손실 116억원, 당기순손실은 10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KH미디어의 구원등판마저 실패로 끝나면서 6년째 적자 행진 중이다. 이듬해 IHQ의 영업손실은 322억원, 당기순손실은 1,121억원까지 치솟았다. 부채는 올해 9월 30일 기준 총 382억원으로, 이 가운데 금융부채는 241억원, 비금융부채는 141억원이다. 시장에서 IHQ의 상장폐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이같은 실적 부진과 재무 상태 악화에서 비롯된 결과다.

엔터 업계 화두 ‘생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IHQ의 상장폐지 여부를 눈여겨보는 모양새다. 한때 K-콘텐츠 신화를 이끌며 고공 행진하던 엔터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에 있는 탓이다. SM엔터, YG엔터, 하이브, JYP엔터 등 글로벌 대형 아티스트를 보유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빙하기’에 가깝다는 게 엔터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내에서도 극명히 갈리는 명암은 중소 엔터사 아센디오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3년째 적자 행진 중인 아센디오는 올해 소속 아티스트가 모두 이탈해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 전망이 어두운 상태다. 여기에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45.12% 감소한 68억8,300만원을 기록했다. 영화 사업과 드라마 사업 매출이 모두 감소한 데 따른 결과로, 영업 손실 또한 103억5,200만원에 달했다. 지난 3월 2,390원까지 올랐던 아센디오 주가는 11월 들어 400원 선을 오가고 있다.

IHQ와 비슷한 처지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곳도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 디즈니+ ‘사랑이라 말해요’ 등을 제작하고, 영화 ‘킬링로맨스’ 등을 배급한 스튜디오산타클로스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9.14% 감소한 57억200만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222억4,600만원으로 전년(-39억4,900만원)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올해 감사보고서에서는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을 받으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렇다 보니 업계 내 가장 큰 화두는 ‘생존’이다. 스포츠와 공연 등 문화 소비 매출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처럼 콘텐츠 산업 역시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에서다. 일부 대형 투자사가 중소 제작사들을 인수하고 레이블화하는 등 시장의 구조 재편에 앞장서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SLL과 CJ ENM 스튜디오스, 카카오가 다양한 제작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가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사가 직접 레이블의 제작 라인업 및 예산 관리 등에 개입해서 투자·제작이 보다 밀접하게 관계하고, 반면 기획은 자연스럽게 작가 및 원천 지식재산권(IP)을 핵심으로 하는 쇼러너 중심의 영역으로 분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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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경영난' 日 도시바, 도시바머터리얼 1.3조에 매각하기로

'상폐·경영난' 日 도시바, 도시바머터리얼 1.3조에 매각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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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소재 전문 제조업체 도시바머티리얼 매각
대규모 회계 부정 및 웨스팅하우스 실패로 몰락길
도시바 새주인 JIP, 재상장 위한 사업 재편에 박차
사진=도시바

일본 전자기업 도시바가 소재 전문 제조업체인 도시바머티리얼을 매각한다.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 경영 실패 후 침체에 빠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강도 높은 사업 재편을 단행하는 모습이다.

도시바, 자회사 매각 결정

26일 NHK·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그룹 산하 소재 제조업체인 도시바머터리얼을 일본 기업 일본특수도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는 1,500억 엔(약 1조3,000억원)이며, 매각 완료 시점은 내년 5월 30일이다.

일본특수도업은 점화플러그를 비롯한 엔진 관련 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전기자동차(EV)용 세라믹스 등 소재에 강점을 가진 도시바머티리얼의 기술을 도입해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74년 상장 역사 마무리

도시바는 1970~1980년대 ‘일본 반도체 5공주’로 불린 기업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플래시 메모리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2015년 2조원대의 분식회계 사태와 2016년 웨스팅하우스 파산 등으로 경영난에 빠졌다. 히타치(日立)제작소가 인프라·정보기술(IT) 산업, 소니그룹이 게임·음악 분야를 중심으로 재건한 반면, 도시바는 원자력발전 사업에 손을 대면서 오히려 독을 마신 셈이 됐다.

여기에 지시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경직된 조직문화도 몰락의 길을 걷게 만든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988년 50.3%에서 2021년 6% 수준까지 떨어지며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2년 연속 채무초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도시바는 60개 해외 투자펀드로부터 6,000억 엔(약 5조5,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악수가 됐다. 증자를 맡은 해외 펀드 대주주들과 도시바 측이 경영 면에서 격렬하게 대립하게 된 것이다. 주주의 의향에 따라 경영 전략이 좌우되는 일이 빈번해지자, 도시바는 2021년 11월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그룹을 3개로 분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주주 반발로 2분할로 수정됐고, 2022년 3월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이 방안조차 부결됐다.

결국 막다른 곳에 직면한 도시바는 이후 주식 공개매수를 거쳐 지난해 일본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즈(JIP)에 인수됐으나 지난해 JIP는 도시바를 인수한 후 자진 상장 폐지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경제 부흥을 떠받치며 과거 주식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 온 도시바의 상장 역사가 사모펀드에 의해 막을 내린 것이다.

사진=도시바

직원 최대 4,000명 감원도

JIP는 도시바의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 자산 매각 등을 통해 5년 뒤 재상장하겠다는 목표로 기업 가치를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도시바가 일본 내 직원(6만7,000명)의 약 6%에 해당하는 4,000명 감원을 비롯한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 것도 그 일환이다.

감원 대상은 자국 내 그룹 전체 사원으로, 다만 총무·경리 등 생산직이 아닌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을 중심으로 해고 통보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감원은 오는 11월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시마다 다로(Shimada Taro) 도시바 사장은 "괴로운 결단이었다"며 "회사를 100년 뒤까지 존속시키려면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시바는 2026년 3월 이전에 도쿄에 있는 본사를 도쿄 남쪽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로 이전하기로 했다. 가와사키에는 자회사와 연구·개발 거점이 있다. 도시바는 분사된 자회사들도 본사에 통한하는 것을 진행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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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시장도 'C의 공습', 트립닷컴 韓 판매 6위로 껑충

항공권 시장도 'C의 공습', 트립닷컴 韓 판매 6위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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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숙박 글로벌 OTA가 점령
가격 경쟁력으로 점유율 높여
숙박·투어 등 연계 상품도 확대

아시아 최대 여행사인 트립닷컴이 한국 항공권 시장에서 급격히 덩치를 키우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C커머스가 초저가 공세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 안착한 것처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한국 여행사들이 장악한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트립닷컴은 스카이스캐너, 씨트립 등을 보유한 글로벌 3대 온라인여행사(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 여행사)인 중국 트립닷컴그룹의 자회사다.

트립닷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 가속화

2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7~10월 트립닷컴의 국내 항공권 발권시장 점유율 순위는 6위를 기록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항공여객판매대금 정산제도(BSP) 기준 발권액 순위가 13위(시장 점유율 2.52%)로 10위권 밖이었지만, 지난해 8위(3.64%)로 올라선 데 이어 올 하반기 6위(5.29%)로 뛴 것이다. 상위 10개 업체 중 해외 기업은 트립닷컴이 유일하다. 현재 추세를 고려할 때 트립닷컴이 곧 ‘톱 5’에 안착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BSP는 여행사가 항공권을 사고팔 때 사용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정산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해외 항공권의 80~90%가 BSP를 통해 거래된다. 이 때문에 BSP는 여행사의 항공권 판매 실적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올 하반기 기준 1위는 하나투어(16.51%)였고, 인터파크트리플이 뒤따랐다.

트립닷컴이 빠르게 점유율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엔 저렴한 가격이 있다. 트립닷컴은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항공권을 판매 중이다. 항공권 시장은 가격비교 사이트가 활성화돼 있어 작은 가격 차이로도 소비자들이 쉽게 이동한다. 트립닷컴이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와 연계해 항공권을 판매하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들 사이트와 모바일 앱에서 트립닷컴을 상위에 노출해 주는 식으로 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트립닷컴

토종 여행 플랫폼, 주도권 뺏길까 우려

트립닷컴이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자 여행업계에선 장기적으로 글로벌 OTA에 국내 여행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트립닷컴이 항공권과 숙박·현지 투어 등을 연계한 결합상품 판매를 늘리면 국내 여행사들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어서다. 이미 해외 숙박 예약 시장에선 트립닷컴, 아고다 등 글로벌 OTA 비중이 3분의 2를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글로벌 OTA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비자리서치 연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이달 발표한 2024 여행상품만족도 조사에선 세계 최대 여행 OTA인 싱가포르 부킹홀딩스 소속 아고다가 ‘OTA 이용경험률 추이’에서 한국의 네이버여행을 제치고 야놀자, 여기어때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A는 수수료율이 20% 이상으로, 국내 OTA보다 높다”며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국내 업체의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글로벌 OTA, 환불 거부 등 문제 속출

다만 늘어나는 소비자 불만은 과제로 지목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국제거래 소비자 상담에서 아고다와 트립닷컴에 대한 불만이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중국 쇼핑 플랫폼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불만은 예약 취소와 환불 지연, 거부, 과도한 수수료 문제였다. 이 같은 문제들은 소비자들이 항공권과 숙박 예약에서 자주 직면하는 것으로, 플랫폼들의 대응 부족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최저가라고 소개해 놓고 가격이 평균치 보다 비싼 경우도 빈번하다. 게다가 아고다와 트립닷컴은 모두 가격 보장제를 운영하고 있어 차액을 환불해 주는 것이 원칙임에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환불을 거절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트립닷컴에서 최저가로 올라온 호텔을 예약했던 A씨는 다른 사이트에서 동일한 객실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회사 측에 예약 취소를 요청했지만 호텔 측에서 거절했다는 이유로 협상이 불발됐다.

최근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B씨도 호텔 예약 후 하루도 되지 않아 플랫폼 측에 취소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고객센터에 상담을 요청해도 해당 객실은 취소가 불가하다는 안내만 받을 뿐이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종합 패키지 여행사는 글로벌 OTA가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지만 여행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간접적으로 신뢰도 하락 등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만큼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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